대표적인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자체보고서를 통해 연구원의 역할과 위상 약화를 지적하고 위상 재정립 필요성을 제기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KDI는 26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2001 경영목표' 보고서를 통해 "KDI는 70년∼90년대의 한국경제 발전과정에서 국내외로부터 신뢰받는 최고의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했으나 90년대말의 외환위기 이후 구조개혁의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고 정보화, 글로벌화 시대의 한국경제발전 전략과 비전을 제시하는데 있어 역할과 위상이 크게 약화됐다"고 자평했다. 보고서는 "지난날 KDI는 정부가 고민하고 있는 경제현안에 대해 경제관료들보다 객관적이고 본질적인 처방을 제시할 수 있었고, 학계인사들보다는 현실성있고 구체성있는 처방을 제시할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정부가 고민중인 문제들에 대한 비전이나 정책대안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KDI와 경제부처간의 의사소통이나정책전달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정부가 주도하던 산업화시대의 정책연구수요는 주로 정부 각 부처에 집중돼 있었던 반면, 정보화시대에는 금융기관, 대기업 등 민간부문과 사회복지기관 등으로 연구수요가 다양화되고 있으나 KDI의 연구시스템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지못하고 있다는 것. 보고서는 "생산된 경제정책연구결과의 인터넷을 통한 정보전달체계 등이 해외유수연구기관은 물론 국내 민간연구소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디지털시대에 대비한 대응이 취약하므로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KDI의 대표적 연구분야인 거시경제동향 분석 전망을 위해서는 거시경제팀뿐만아니라 인접분야인 금융, 재정에 대한 분석적 시각의 접목이 필요하나 팀간 협력이 미흡한 실정이어서 핵심역량에 대한 연구자원의 배분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덧붙였다. 경영면에서도 인사.예산 등의 중앙집중 배분으로 연구효율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권한을 대폭 위임함으로써 연구역량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으며, 보수수준도 대학이나 민간연구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해 고급인력의 이직이 심하다고지적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정부경제부처들의 연구수요 파악과 정책전달시스템을 재구축하고 글로벌시대에 맞는 국제적 공동연구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다른 연구소 특히경제사회연구회 산하 연구기관들과의 협력강화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외환위기 수습과정연구와 향후 구조개혁 추진방안, 정보화, 글로벌화 시대의국가발전 전략,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거시경제 정책의 운영방향 등을 향후 3년간의 중점연구방향으로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유의주기자 y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