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분기 기업은 설비투자 위축에 따른 자금수요 둔화에도 불구, 수익성 악화에 따른 내부유보 부족으로 자금부족규모가 크게증가한 반면 개인은 소비지출 억제로 잉여분이 크게 확대됐다. 개인은 은행 수신금리 인하에 따라 상대적으로 금리경쟁력이 높은 투신사 수익증권 및 금전신탁 등 비은행 금융기관으로 자금을 운용, 직접금융시장에서 기업의 자금조달여건을 개선하는 계기가 됐다. 한편 지난 1.4분기 금융자산은 86조7천억원이 늘어나 3월말 현재 총금융자산 잔액이 3천687조5천억원에 달했다. 금융자산잔액은 전분기말 명목 국민총소득(GNI)의 6.95배에서 3월말에 7.08배로 늘었다. 또 기업, 개인, 정부 등 비금융부문부채는 1천27조9천억원으로 작년말에 비해 3.3%가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1천조원을 넘어섰다. 비금융부문 부채의 명목 GNI에 대한비율은 1.97로 전분기(1.93)보다 다소 상승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4분기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기업은 설비투자 부진으로 자금수요가 크진 않았지만 프라이머리 CBO(발행시장담보부증권) 및 회사채 신속인수제 등 직접금융시장 조달 여건이 개선돼 전분기(3조원)보다 크게 확대된 18조4천억원을 조달했다. 그러나 수익성 악화에 따른 내부유보 부진으로 투자를 위한 자금부족은 전분기(1조1천억원) 보다 크게 확대된 11조3천억원에 달했다. 한은은 기업들이 직접금융시장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원활해 전반적인 자금사정은 전분기보다 다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규모 영세기업을 포함한 개인은 금융기관들이 경쟁적으로 가계대출을 늘리면서 차입금이 전분기 4조6천억원에서 8조9천억원으로 증가했지만 백화점 등 소비자신용구매대금이 감소함에 따라 전분기(7조2천억원)보다 약간 줄어든 7조원을 조달했다. 개인은 소비지출 둔화로 금융저축여력이 증대돼 전분기(14조9천억원) 보다 크게 늘어난 20조9천억원의 금융자산을 운용했다. 은행 저축성예금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투신사 수익증권 및 금전신탁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금융상품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이 특징적인 모습이다. 부동산 투자 등을 제외한 개인의 잉여규모는 전분기 7조6천억원에서 14조원으로 늘어나 99년 1.분기(15조5천억원)이후 최고수준을 나타냈다. 또 금융부문이 기업, 개인, 정부 등 비금융부문에 대한 자금공급은 전분기 11조7천억원 감소에서 18조7천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은행 및 비은행금융기관 대출을 통한 자금공급이 확대된 가운데 회사채, 기업어음 등 유가증권 매입을 통한 공급도 증가로 전환된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지난 1.4분기 세수증대로 자금잉여규모가 5조9천억원에서 11조3천억원으로 늘었다. (서울=연합뉴스) 진병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