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D램 시장은 사상 최악의 상황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권위있는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가 21일 밝혔다. 데이터퀘스트는 이날 올해 D램 업계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의 315억 달러보다 무려 55.5% 감소한 14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앤드루 노우드 선임 애널리스트는 "D램 매출이 이처럼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지난 85년에 55.1%를 기록한 이후 처음일 것"이라면서 85년과 2001년의 시장 붕괴는 갑작스러운 수요 감소와 재고 누적에 의해 초래됐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85년의 침체는 가정용 PC의 붐이 막을 내리는 시기였고, 올해의 경우는 지난해에 시작된 PC의 성장세 둔화와 재고 증가가 연장되고 있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노우드는 128메가 D램의 장기계약가는 이번주에 들어 생산원가보다 낮은 개당 3달러선 밑으로 떨어졌다면서 "업계의 유일한 활로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인피니온과 같은 메이저들이 감산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 속에서 업체들이 시장에서 퇴출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지만 D램 사업을 포기하는 비용은 엄청나다"고 말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경우, 지난 99년 D램사업을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매각하는 길을 택했으며 모토로라는 98년 D램 시장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는 방식을 취해 거래선에 대해 한동안 D램을 공급할 수 있었다. 데이터퀘스트의 애널리스트들은 우울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내년은 비록 성장률은 낮겠지만 회복세로 돌아서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2003년에 들어서면 지난 90년대초 이후 가장 강력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