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는 한국은행이 내놓은 하반기 경제전망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적'이라는 입장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경제 전망을 내놓을 때는 부정적인 여건뿐 아니라 경제주체들의 심리, 정부의 대응과 같은 희망적인 요소들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한은은 부정적인 측면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둔 것 같다"면서 "중앙은행 입장에서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경고를 내보내려 한 것 아니겠느냐"고 의미를 애써 축소시켰다. 이 관계자는 "오는 29일께 발표할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에서 재경부의 경제전망치를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라며 "이번 한은 발표와는 상당히 다른 수치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재경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을 4∼5%로 사실상 굳힌 상태. 박병원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GDP 증가율이 2.4분기에 4% 안팎, 3.4분기에 4%대를 보인 뒤 4.4분기엔 5%를 크게 초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가 전망도 한은과는 다른 입장이다. 한은은 4.4%를 제시했지만 재경부는 아무리 높아도 4%대 초반, 잘하면 3%대 후반에서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업률 역시 4% 안팎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에 대해서는 한은과 마찬가지로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한 관계자는 "수출은 3.4분기까지는 계속 마이너스 행진을 보일 것 같다"면서 "4.4분기에 다소 증가하더라도 연간 증가율을 플러스로 돌리는건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재경부의 이같은 분석은 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치에 기초를 둔 것이다. 최근 KDI는 올해 성장률 전망을 4.3% 선에서 제시한 바 있다. 재경부는 이같은 전망에 따라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은 쓰지 않고 지금까지의 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출·투자 활성화에 주력하면서 제한적인 수준에서만 경기를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