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국내 최대은행인 UBS의 룩맨 아놀드 신임사장은 19일 유럽연합(EU)의 집중적인 압력을 받고 있는 스위스 은행비밀법의 당위성을 적극 옹호했다고 현지언론이 전했다. 영국 출신인 아놀드 사장은 이날 취리히 소재 영국-스위스 상공회의소에서 행한연설을 통해 적절한 입법장치가 마련돼 있다면 은행비밀법이 범죄인들에 의해 악용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UBS의 최고경영자로 선임된 아놀드 사장은 "은행고객에 대한 비밀이 범죄인 보호에 이용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전제하면서 "국제적인 사법공조협정을 통해 스위스는 해당 범죄가 스위스와 상대국에서 모두 처벌이 가능한 경우 외국의 사직당국에 정보와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놀드 사장은 스위스의 돈세탁 규정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엄격한 수준에 속하고 있으며 미국도 스위스의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아놀드 사장은 스위스는 은행고객의 비밀이 악용되지 않도록 하는데 엄청난 규모의 에너지를 투자해왔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절대적인 다수의 정직한 고객에 관한 금융거래비밀을 보호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EU의 은행비밀법 폐지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