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의 전투기 입찰 경쟁이 미국 보잉, 프랑스 다소, 유럽지역 컨소시엄인 유로파이터간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독일 경제전문지 한델스 블라트가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군의 전투기 입찰 경쟁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보잉사의 F15 전투기 40대를 구매하는 것으로 매듭지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한국과 미국간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고 유럽 지역 항공기 제작사들이 입찰에 적극 참여함에 따라 어느 기종이 최종 선정될 지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공화당 행정부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추구하는 대북 화해정책에 대해 미지근한 지지 입장을 나타내고 있으며 한국 정부도 미국의 미사일방어(MD) 계획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발할 것을 우려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국에서는 정치적, 군사적으로 미국에 대한 의존 상태를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을 뿐 아니라 F15 기종의 적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됨에 따라 40억달러 규모의 F15 전투기 판매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보잉사로서는 한국군에 F15 전투기를 판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한국측의 주문이 없을 경우 이 전투기의 생산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잉은 최근 이스라엘 및 그리스에 대한 F15 전투기 판매에 실패했으며 미군도 전투기 기종을 보잉의 경쟁업체인 록히드 마틴의 최첨단 F22 전투기로 교체함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 정부가 다음달로 잡혀있던 전투기 기종 선정 발표 일정을 오는 10월로 연기했다고 전하고 상황에 따라 일정이 더 뒤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