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정보검열 문제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최근 논란을 빚은 미술교사의 알몸사진 게재 사이트의 일부 페이지를 손질하게 하고 자퇴생 커뮤니티 사이트를 강제로 폐쇄하자 네티즌들이 "검열기준"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지난 7일 학부모와 검찰의 삭제 요청과 알몸사진이 음란하다고 판단해 김인규 교사의 인터넷 홈페이지(home.megapass.co.kr/~kig8142)에서 알몸사진이 올려졌던 코너의 페이지들을 삭제토록 했다. 이에대해 네티즌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위원회는 김 교사 홈페이지를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하는 대신 당초 판정을 번복해 사이트를 복구할 수 있도록 한발 물러섰다. 15세의 자퇴생 김진혁군이 지난해 11월 개설해 운영해오던 "아이노스쿨넷"(www.inoschool.net)도 지난달말 윤리위원회에 의해 폐쇄됐다. 이 사이트는 학교를 자퇴하거나 자퇴를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끼리 의견을 나누고 자퇴에 대한 정보를 나누던 커뮤니티 사이트였다. 사이트 폐쇄 이유는 학교에 대해 너무 비판적이라는 것.자퇴 조장,학교비판 등이 사회에 해가 된다는 것이 폐쇄 이유였다. 김군은 즉각 "항의 홈페이지"(binj.hihome.com)를 개설해 윤리위원회의 홈페이지 폐쇄 부당성을 알리고 아이노스쿨넷이 폐쇄당할 만큼 사회에 해가 되는 사이트인지 네티즌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폐쇄전 홈페이지의 내용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이노스쿨넷 폐쇄 파장은 확대되는 분위기다. 서울 소재 대학생이라고 밝힌 손장희씨는 "자퇴생은 무조건 불량하고 탈선한 사회 낙오자라는 70,80년대의 사고방식이 아이노스쿨넷을 폐쇄시킨 발상"이라며 "즉각 복원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리위원회가 선량한 학생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아이노스쿨넷을 폐쇄한 것은 청소년은 어떤 비판문화도 가져서는 안된다는 기성세대의 편견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라는 것이다. 한 네티즌(ID 안티코리아)은 "자퇴생도 인간"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윤리위원회측의 입장도 일리가 있다. 윤리위원회 관계자는 "인터넷은 개인 전유물이 아니라 사회적 공기(公器)"라며 "사회적 가치관이나 공공의 윤리를 무너뜨릴 정도의 내용에 대해서까지 팔짱을 끼고 있는건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사회적 가치관이나 윤리를 깨뜨리는게 어느 수준인가에 대해 양측의 합의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 네티즌은 "우리 사회에 필요한 건 각자 서로다른 입장을 개진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수 있는 토론문화"라고 지적했다. ked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