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지역 12개 국가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 상승,1999년 유로화 출범 이후 최대 증가치를 기록했다. 또 유럽에서 가장 큰 경제규모를 가진 독일이 올해 2% 성장도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는 등 유럽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은 유로지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4월에 비해 0.6% 증가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올랐다고 18일 발표했다. 또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 주류가격 등을 제외한 코어 인플레이션지수도 2.1% 상승,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 수준인 2.0%를 유로화 출범 이후 처음으로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유로화 약세 등으로 지난 5개월간 유가가 23%까지 급등,석유관련 제품가격이 상승한 데다 광우병으로 인한 '쇠고기 파동'으로 식료품 가격도 크게 올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독일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이날 독일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잇따라 하향조정했다. 함부르크 소재 HWWA는 독일이 올해 1.7%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엘 소재 키엘 세계경제연구소(IFW)도 당초 2.1%로 전망한 올해 성장치를 1.3%로 크게 낮췄다. 두 연구소는 지난 1분기 실적이 저조한 데다 미국의 경기침체,물가상승으로 인한 내수 부진 등으로 성장전망을 하향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유럽 경제에 성장률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동시에 나타남에 따라 ECB는 통화정책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RBS파이낸셜마켓의 이코노미스트 나이젤 앤더슨은 "인플레이션이 3% 이상인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하기는 심리적으로 부담이 클 것"이라며 "ECB가 7월에 한차례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제는 확신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