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01년 1.4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는 기업들의 재무구조에서조차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 1.4분기 제조업의 이자보상비율(영업손익/금융비용)은 1백86.8%로 작년 1.4분기보다 10.3%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영업손실로 이자를 전혀 못낸 업체는 21.2%로 1년전에 비해 무려 7%포인트 올랐고 이자보상비율 1백% 미만 업체 비중도 7.9%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들의 수익이 전반적으로 악화, 1천원어치를 팔아 이익을 33원밖에 남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IT(정보기술)산업 침체와 환율 상승은 국내 산업 전반의 부진을 한층 심화시켰다. IT제조업은 작년의 24.6% 성장에서 올 1.4분기엔 2.4% 감소, 전체 제조업의 평균 매출액 성장률(4.0%)을 오히려 갉아먹는 결과가 됐다. ◇ 환율 급등으로 제조업 수익성 더욱 악화 =올 1.4분기 매출액대비 경상이익률은 전년 동기대비 3.4%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환율급등(작년말 달러당 1천2백64원→올 3월말 1천3백27.5원)탓에 발생한 외화환산손실(달러로 된 부채를 원화로 환산할 때 생기는 손실)이 경상이익률을 2.8%포인트 끌어내렸다. 김지영 한은 기업경영분석팀장은 이에 대해 "외화환산손익 유가증권평가손익 등은 실제 현금이 유출되는게 아니고 환율변동 등으로 인해 평가액이 달라지는 것일 뿐"이라며 "영업이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실제 현금흐름 기준으로 본 수익성은 작년보다 0.1%포인트 하락한데 그쳤다"고 말했다. ◇ 차입금 의존도 점점 높아져 =총자산이 작년 말보다 2.3%(9조원) 증가했지만 차입금도 작년말 1백51조원에서 1백60조원으로 5.9% 증가했다. 전체 제조업체중 차입금의존도가 작년말보다 높아진 업체(52.5%)가 낮아진 업체(43.8%)보다 8.7%포인트 많았다. 단기차입금 비중도 50.4%로 작년말(49.5%)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비율 역시 2백8.9%로 작년말(2백6.4%)에 비해 2.5%포인트 상승했다. 주식시장 침체에 따라 유상증자가 부진했던데다 일부 업체의 대규모 감자 등으로 자기자본은 소폭 늘어난 반면 단기차입금을 중심으로 이자가 붙는 금융 부채가 9조원 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 정보통신산업 성장 둔화 =올 1.4분기 제조업 전체 매출액은 82조8천억원으로 전년 동기(79조7천억원)보다 3조1천억원 늘었다. 정보통신제조업은 그러나 작년 1.4분기 23조1천억원에서 22조6천억원으로 5천억원 줄어들어 매출액 증가율을 끌어내리는데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사무계산기계 영상음향기기는 전년동기에 비해 각각 21.2%, 0.6% 감소했다. 수출의 원화환산액은 환율급등 덕택으로 7.8% 증가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