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뮤지컬 전용극장이 생긴다. 뮤지컬 "명성황후"의 제작사인 (주)에이콤 인터내셔날(대표 윤호진)은 성남시의 지원으로 분당에 1천8백석 규모의 뮤지컬 극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분당구 수내동에 자리할 이 뮤지컬 전용극장은 성남시가 부지 2천평을 제공하며 에이콤이 2백억원을 투자해 짓게 된다. 에이콤측은 우선 올 9월까지 투자유치를 끝내고 내년 10월 이전까지 극장을 완공해 12월 첫 공연을 연다는 구상이다. 극장소유권은 성남시에 귀속되며 에이콤은 향후 10년동안 무상으로 극장을 사용(사용대차)하게 된다. 이를 위해 에이콤은 금융자문사인 SYM(대표 성영신)을 내세워 중견기업 기관투자가 해외 공연기관등을 대상으로 투자유치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현재 80억원가량을 확보한 상태며 추가 기업투자와 함께 문화정책기금과 개인투자(20억원가량)등을 활용해 나머지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계획이 차질없이 마무리될 경우 뮤지컬 장기공연이 가능한 인프라가 마련됨으로써 뮤지컬 발전에 일대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초기 제작비가 많이 드는 뮤지컬의 특성상 장기공연장 확보가 안정적인 수익창출의 관건이라는 점에서다. 에이콤에 따르면 뮤지컬 "명성황후"를 1년간 장기공연할 경우 연평균 44주(주당 10회),총 4백40회 공연이 가능해 약 2백41억2천만원(협찬 광고비등 기타수입 포함)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한국 공연예술계의 연간 매출규모가 4백억원을 밑도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10여년간 뮤지컬 전용극장 건립을 추진해온 에이콤의 윤호진 대표는 "이 공연장이 민.관.기업이 손잡고 공연예술계를 발전시키는 첫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위치가 서울이 아니라는 약점에 대해서는 "예술의 전당 관극회원 분포로 보면 분당이 3위일만큼 문화수요가 높은데다 강남권과 수원 용인 성남등 인근권을 합치면 대상인구가 5백만명에 가깝다는 판단"이라며 "장기적으로 강북권에도 전용극장을 지을 구상"이라고 밝혔다. 개관 공연으로는 디즈니 뮤지컬 "라이언 킹"또는 카메론 맥킨토시의 "미스 사이공"을 수입 추진중이다. 또 연중 레퍼토리로 "몽유도원도""겨울나그네""둘리"등 에이콤 창작 뮤지컬과 해외 뮤지컬을 올리게 된다. 한편 공연계에서는 뮤지컬 전용극장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경우 뮤지컬 관객개발과 시장확대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