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지멘스(Siemens)와 보쉬(Bosch)가 고급아파트 건축 바람을 타고 고급 부엌가구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두 회사는 BSH라는 공동판매회사 형태로 한국에 진출, 강남지역의 유명 빌라트와 주상복합아파트 대형평형의 모델 하우스에 붙박이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부엌가구를 전시했다. 이는 지난해 3백억원 규모였던 국내 수입 붙박이 가전시장중 절반에 가까운 계약을 따낸 결과다. 특히 지멘스는 독일 고속철도 이체(ICE) 생산업체로 가전제품으로도 유럽내 점유율 1위(세계3위)를 확보하고 있는 회사다.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 모델하우스 주방에 붙박이로 들어간 고급부엌가구중 절반정도는 지멘스 제품이다. BSH의 이번 한국시장 진출은 98년 외환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로 수입을 중단한 98년이후 2차 진입이다. 지멘스 관계자는 "90년대 초 꾸준히 사업을 확장하고 있었는데 경기가 악화되자 비싼 수입가전으로 국내업체와 어정쩡하게 정면대결하는 것은 무리였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바꾼 전략은 아예 고급 전문업체로 밀고 나가는 것. 실제로 BSH가 파는 커피메이커는 6만원 이상으로 국내제품에 비해 50%정도 비싸다. 9∼10월에는 세계적인 최고급자동차 포르셰의 디자이너 포르셰가 디자인한 최고급 소형가전들을 국내시장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지멘스 관계자는 "외국 체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정면에 뚜껑이 있는 7㎏짜리 대형 드럼세탁기나 붙박이 냉장고 등 유렵형 제품에 친숙하다. 수요는 반드시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년간 불고 있는 고급 대형아파트 건설붐 덕에 BSH의 시장점유율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