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이달 중순께로 점쳐졌던 대우자동차 매각을 위한 채권단과 제너럴모터스(GM)간 양해각서(MOU) 체결이 늦어지고 있다. 채권단과 대우자동차, GM 모두 협상경과에 대해 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다음주중 홍콩에서 협상을 재개할 것이란 얘기만 흘러나오고 있을 뿐이다. 협상이 예상보다 순조롭지 않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최소한 이달말까지는 머리를 맞대야 협상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채권단 및 대우차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지금은 낙관도 비관도 할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가 지난달말 협상을 시작하면서 제시했던 '2주후 MOU 체결'은 사실상 물건너 간 셈이다. 채권단과 GM은 지난주 홍콩회담에서 기본적인 제안과 이에 대한 검토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사안은 역시 부평공장 처리. 부평공장 처리와 관련, 업계에서는 엇갈린 추측이 나오고 있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GM이 부평공장 인수 대가로 한국정부의 강도 높은 지원책을 요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GM이 채권단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의 지분 참여까지 요구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을 정도다. 채권단이 부평공장을 매각대상에 반드시 포함시키려 하는데다 부평공장 문제는 이미 정치이슈화돼 있기 때문에 이를 제외할 경우 협상 자체가 어렵다는 점은 GM도 익히 알고있다. 따라서 GM은 다급할 수밖에 없는 채권단의 입장을 십분 활용, 현금을 거의 들이지 않고 대우차를 인수하려 한다는 것이다. 업계는 산업은행이 이같은 안을 가지고 다른 채권은행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만 은행들은 대우차에 대한 채권을 건지지 못한채 모두 손실로 떠안는 것을 기피하고 있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지금 분위기는 GM이 부평공장을 인수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협상이 지연되는 것이라는 관측도 하고 있다. 2주후 MOU 체결이라는 전망은 부평공장만 포함되면 협상이 급진전될수 있다는 우리측의 희망에 근거한 것으로 GM이 이를 제외했기 때문에 협상이 난관에 봉착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같은 엇갈린 관측에도 불구하고 결국 부평공장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협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부평공장 1천7백27명을 정리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부평을 제외하고 매각할 경우 정부는 비난여론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은 결국 부평공장 인수를 전제로 한 부채탕감 세제지원 고용탄력성확보 등 예상되는 GM의 요구를 정부가 어느 정도 수용할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편 채권단과 대우자동차는 최근 매각 실패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작성,최종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협상의 결과는 쉽게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