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13일 "향후 10년간(2001∼2010) 잠재성장률이 연평균 5.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강 원장은 이날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고려대 정책대학원 조찬강연에서 '한국경제의 현실과 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성공적인 구조개혁과 기술혁신에 따라 생산성 증가가 꾸준히 이뤄진다는 전제하에 KDI가 이같이 추정했다고 말했다. 잠재성장률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률을 의미한다. KDI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80년대 8% 수준에서 90년대 6.7%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강 원장은 "노동의 투입증가에 의한 성장요인은 70년대 이래 계속 하락해 왔으며 향후 20년 동안에는 0.2∼0.3% 정도로 미미할 전망"이라며 "더욱이 노동시간 단축속도가 고용증가속도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노동시간(2000년 약 2천6백시간)은 현재 선진국에 비해 20∼40% 정도 많으나 향후 소득수준 향상으로 여가시간에 대한 선호가 높아짐에 따라 2010년에는 2천1백시간대로 크게 단축될 것으로 KDI는 예측했다. 강 원장은 또 국내저축률이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자본의 투입이 잠재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따라서 앞으로 한국경제는 기술진보 등에 의한 노동생산성 증가 속도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결정되는 구조가 정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