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경기후퇴 우려가 짙어지자 일본 기업들이 본격적인 감산 국면에 돌입했다. 감산은 철강,반도체,자동차등 수출 주력품목을 중심으로 급속 확대되고 있으며 수요가 당초 예상을 웃도는 속도로 줄고 있어 추가감산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철강업계의 경우 스미토모금속은 핵심 생산거점인 와카야마 제철소의 조강생산을 7-9월중 원래 계획보다 8%(20만톤)줄이기로 했다. 이 회사가 감산을 단행하는 것은 3년만의 일이다. 신일본제철,고베제강,NKK의 3개사는 이에 앞서 강재 재고누적에 따른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유통업체들로부터 6월분 수주를 중단하고 이미 감산에 들어갔다. 철강업계는 건설용 자재 및 가전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열연강판을 중심으로 수요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생산량을 더 줄여야 할지 모른다고 보고 있다. 일본의 올해 국내 조강생산량은 9천7백만톤으로 작년보다 9.3% 감소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설비투자 부진과 그에 따른 화물운송량 부족으로 수요가 크게 줄어든 트럭의 감산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스즈가 가와사키 공장폐쇄를 결정한데 이어 마쓰다도 지난 5월부터 감산체제에 들어갔다. 일본의 4월중 국내 트럭생산은 12만4천대에 그쳐 매월 작년 생산 실적을 밑도는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앞으로도 시장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없다며 추가 감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경기후퇴 영향을 심하게 받고 있는 반도체는 히타치가 5월부터 나가노현의 휴대전화용 반도체 공장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또 NEC는 주력제품인 1백28메가 램의 국제가격이 최근 10개월간 4분의 1로 곤두박질치자 감산에 들어가는 한편 2백56메가 디램의 생산을 대폭 늘리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해외 경기악화로 수출이 줄어드는데다 고이즈미 내각의 구조개혁이 본격화되면 일본 국내도 고용,소득,생산등에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산업계가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일본의 5월중 수출은 지난해 같은달보다 2.1% 감소한 4조1천1백54억엔,수입은 12.4% 늘어난 3조2천7백82억엔에 달했다. 이에 따라 무역흑자는 8천3백72억엔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35%줄었으며 올들어 5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