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휴대폰산업이 침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 디지털카메라 메이커들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며 '디지털 가전업계의 르네상스'를 선도하고 있다. 세계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8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일본 디지털카메라 업계는 올해 해외부문에서 40∼50% 정도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년보다 2배가 늘어난 1천만대의 디지털카메라가 팔려 나갔다. 일본 메이커들은 유례없는 호황 속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소니 올림푸스 후지필름 캐논 등 일본 4대 디지털카메라 브랜드는 각각 세계 시장의 20∼25%선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가격인하와 일반카메라 화질에 버금가는 선명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한치의 양보없는 경쟁을 하고 있다. 소니 캐논같은 일본 대기업은 더 나아가 주력제품으로 부상한 디지털카메라를 미래 전략제품을 위한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소니의 경우 디지털카메라를 네트워크 가전제품 통합 계획의 일부분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PC나 소니 포토프린터를 위한 이미지 제공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 이러한 기기들은 메모리스틱 데이터 저장장치를 통해 캠코더,오디오 플레이어나 기타 장비들과 상호연결된다. 세계 톱 프린터 제조업체 중 하나인 캐논과 최근 프린터 복사기업체를 인수한 후지필름도 디지털카메라를 디지털포토프린트서비스와 연결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업체를 둘러싼 주변상황은 그리 만만치만은 않다. 우선 경쟁관계에 있는 미국 업체들의 추격이 맹렬하다. 코닥 휴렛팩커드는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최대 수요처인 미국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일본 메이커들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업계 관계자들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출총이익률도 곧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메릴린치의 분석가인 리처드 카예는 "디지털카메라 업체들은 현재 12∼13%의 마진을 남기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성장률이 저조해지면 마진이 늘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