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양대 항공사의 사상 유례없는 동시 파업 사태가 13일 이틀째로 접어들면서 무더기 결항사태가 이어지는 등 항공대란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항공사 파업이 계속되면서 여행객들의 불편이 더욱 커지고, 수출입 물량수송에 차질을 빚는 한편 우리나라의 국제적 신인도도 크게 떨어지는 등 사회적.경제적 손실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두 항공사의 노사 협상은 서로간 입장차이만을 확인한채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으나 노사 양측 모두 파업의 장기화에 따른 부담을 안고 있어 13일이 협상 타결 여부의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 이틀째 파행운항 = 조종사노조가 파업을 벌이고 있는 대한항공은 파업첫날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일본과 중국 등 근거리 노선 위주로 국제선 전체 92편중49편만을 운항키로 했다. 국내선은 전날보다 비행기 운항 편수를 6편 줄여 전체 244편중 서울-제주, 부산-제주 등 2개 노선에만 15편의 여객기를 띄우기로 했다. 화물편은 결항 폭이 더욱 커져 전체 22편중에서 오사카와 홍콩 등 2개노선에 한해 4편만이 운항된다. 노조의 파업에도 불구, 조종사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66편(화물편 7편 포함) 모두 정상운항을 하지만 국내선은 전날보다 8편 감편된 76편(전체 205편)만 운항한다. 대한항공은 파업 장기화에 대비 14일과 15일 운항 항공기에 대한 예약을 받지않고 이미 예약을 접수한 여행객에게는 전화 등을 통해 외국 항공편이나 예약 날짜를 변경토록 안내했다. 또 조종사노조의 파업지침에 따라 외국으로 출국한 항공기 조종사들이 현지에 운항을 거부함에 따라 입국에 차질을 빚게 된 승객들에겐 다른 항공편을 알선해 주거나 환불 조치를 해주고 있다. 이날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동편 국적 항공사 발권카운터는 평소보다 승객수가 크게 줄었지만 결항사태로 출국길이 막힌 승객들의 항의는 줄어들지 않았고, 양 항공사에는 여객과 시민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특히 전체 19편이 배정됐던 대한항공 미주 노선에는 LA 노선만 2편 운항돼 미국등을 오가는 승객들의 불편이 가장 컸으며, 화물 노선도 대부분 단절되는 바람에 반도체와 컴퓨터, 고급의류 등 항공화물 수송에 큰 차질을 빚었다. ◇노사협상 = 대한한공 노사는 12일 오후 서소문 사옥에서 실무교섭을 가졌지만이견을 좁히지 못한채 또다시 협상이 결렬, 난항을 겪고 있다. 이날 협상에서 회사측은 핵심 쟁점이었던 외국인 조종사 감축문제 등을 포함한 수정안을 제시, 양측이 상당한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밤 10시20분께 노조측 대표단이 협상장을 떠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회사측은 "핵심 쟁점이었던 운항규정심의위원회 구성과 외국인조종사 감축문제등 보충협약 부분에서는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뤘으나 노조 집행부에 대한 고소와 불법파업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문제, 손해배상 청구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협상결렬을 선언한 뒤 조종사 조합원들이 농성중인 중앙대로 돌아와 "협상 테이블에서 운항규정심의위 구성 문제와 외국인 기장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의된 게 없으며, 합의본 것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대한한공 노사는 13일중 제3의 장소에 협상테이블을 마련,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노조 집행부에 대한 고소철회 등 새로운 문제가 얽혀 타결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노사 양측도 13일 오전에 접촉을 시도, 재협상에 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 노사는 전날 오후 5시께부터 강상구 노조 사무국장과 차옥환 관리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실무협상을 벌였으나 각종 수당의 인상폭과 관련된 입장차이만을 거듭 확인하고 밤 9시10분께 협상을 마쳤다. (영종도=연합뉴스) 고웅석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