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사이트 컨설팅 전문업체인 퓨전컨설팅의 정수환(31) 대표. 이름만으로는 남자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는 분명 여성 기업인이다. 그녀의 명함에는 "선경"이란 이름이 "수환" 밑에 작게 적혀 있다. 이름을 "수환"으로 바꾸는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어서 할 수 없이 옛날 이름인 "선경"과 함께 두개의 이름을 혼용하고 있다는 것. 어릴 때부터 선경이라는 이름이 마음에 안들었던 정 대표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름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남자 이름이 사업에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올들어 법원에 호적 변경을 세차례나 신청했다. 두번 기각을 당한 후 현재 세번째 도전중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집 보일러가 고장나면 드라이버를 손에 들고 달려들 정도로 뭔가 달랐다고. 대학 진학때도 공과대학을 원했지만 부친이 극구 반대해 "눈물을 흘리며" 교육학과에 입학했다고 밝혔다. 그래도 공대의 꿈을 버리지 못해 입학하자마자 컴퓨터 그래픽을 별도로 공부하는 등 IT(정보기술)분야에 대한 관심을 키워 나갔다. 그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사업을 시작한 "벤처파"다. 처음에는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반도체회로 설계를 하는 회사를 전남 광주에 차렸다. 사업자금은 대학 4년동안 모아 놓았던 유학대비 자금을 투입했다. 학창시절 용돈에다 장학금을 탔을때 생기는 부친의 "하사금"을 더해 저축한 2천만원으로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사업을 하면서도 전남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광주에서의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1999년 지방 사업체를 정리하고 무작정 서울로 향했다. 그리고 지난해 초에 웹 컨설팅이 전문인 퓨전컨설팅을 설립했다. 퓨전컨설팅은 리포트에 강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다국적 제약기업인 MSD, 트렌드 코리아, SK(주), 과천정부청사의 일부 부처를 고객으로 모시게 됐다. 지난해의 매출액은 2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30억원을 거뜬히 넘어설 것라는게 정 대표의 기대다. 정 대표는 기업인이면서도 안양과학대학 컴퓨터정보학부와 삼성멀티캠퍼스및 e캠퍼스의 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그는 "바쁜 만큼 큰 보상이 있을 것"이라며 "대성공을 거두어 서울 테헤란밸리에 큰 빌딩을 소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빌딩중에서도 특히 두산중공업 빌딩처럼 야경이 멋진 빌딩을 갖고 싶다고 미래상을 제시했다. 정 대표는 테헤란밸리의 두산중공업 빌딩 야경만 보면 웬지 묘한 흥분에 빠진다고. 그래서 정 대표는 10년안에 두산중공업 빌딩을 사겠다는 얘기를 종종한다. (02)3481-8654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