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로 다가온 유로화 통용을 앞두고 특히 동전의 경우 무려 100여종에 달하고 한쪽면에 국가별로 다른 문양이 새겨지기 때문에 사용 초기에 혼란이 야기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는 12월 31일 자정(유럽시간)을 기해 공식 유통되기 시작하는 지폐에 비해 몇주 빨리 배포될 예정인 유로 동전은 1센트, 2센트, 5센트, 10센트, 20센트, 50센트및 1유로, 그리고 2유로 짜리가 나온다. 모두 500억유로가 넘으며 트럭 5만대 분량이다.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동전의 한쪽면에 국가별로 다른 문양이 새겨지기 때문이다. 다른면에 유로권의 공동 문양이 새겨지기는 하지만 국가별 디자인이 혼란을 야기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국가별 문양은 네덜란드의 경우 베아트릭스 여왕, 스페인은 후안 카를로스 국왕과 벨기에는 알베르 2세 등 군주의 얼굴이 들어 간다. 또 돈키호테와 단테 같은 역사적 인물도 쓰인다. 국가별 문양이 다르다고 해당국이 아닌 다른 유로국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아니다. 문제는 동전이 이처럼 다른 문양을 가지기 때문에 사용 초기에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소비자보호단체 쪽에서 이런 지적들이 많이 나온다. 프랑스 소비자보호협회인 콩소프랑스의 대변인은 "다양한 동전들이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한다. 유로국 가운데 관광객이 가장 많아 각종 문양의 동전들이 단기간에 가장 많이유통될 것으로 보이는 이탈리아 역시 걱정이 많다. 이탈리아 상업관광서비스협회 관계자는 "이들 동전을 받는 업계가 혼란을 보일 것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가짜 동전에 대한 가게 주인들의 걱정이 크다"고 덧붙인다. 그는 이어 "가게 주인들이 어떤 동전은 받고 어떤 것은 거부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면서 "이탈리아법이 이런 관행을 엄벌하고 있기 때문에 마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일각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유통된 동전들을 문양별로 분류해 해당국으로돌려보내는 것이 혼란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ECB의 방침은 확고하다. 유로가 엄연한 단일 통화권인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위조 동전에 대한 우려도 ECB는 일축한다. 한 관계자는 "가짜 동전을 공동 문양과 국가별 문양으로 나눠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독일소매업협회 관계자는 유통초기 혼란을 너무 걱정할 필요없다는 느긋한 태도다. 그는 "독일 소매업자들은 다른 쪽 문양이 어떻건 조금도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벨기에 관계자는 "유로 동전에 국가별 문양이 있는지조차 아예 모르는경우도 많다"고 말한다. 유로 지폐와 동전이 장애자들에게 고통을 주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시각장애자 쪽의 걱정이 많다. 유럽시각장애자협회 관계자는 유럽연합(EU)에서해당되는 경우가 740만명이나 된다면서 이들을 위한 특별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프랑스의 경우 지난 2월 로랑 파비우스 재무장관이 직접 눈을 가리고유로화와 동전을 식별해내는 이벤트를 갖기도 했다. 또 200유로와 500유로 등 고액권에 특수 인쇄기법이 사용되기도 했다. 동전의 경우 1유로와 2유로 짜리를 제외한다른 것들은 액면이 높아질수록 두께와 무게를 늘리는 방법으로 시각장애자의 편의를 고려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시각장애자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최소한 이들에게만이라도 유로 지폐와동전을 먼저 배포해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ECB는 이에 대해 유로권 12개국에 공식 통용에 앞서 3만7천개의 통용이 불가능한 유로 키트를 배포키로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실제로 통용이 가능한 지폐와 동전을 조기 배포하면 위조범들을 도울 뿐이라는 해명도 덧붙인다. (파리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