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 제2공장의 생산중단은 그 피해가 이 회사 한곳에 그치지 않고 여천 석유화학단지 전체로 확산될 수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자칫하면 여천NCC로부터 원료와 동력을 공급받는 인근 14개 화학업체들이 일제히 공장가동을 멈춰야 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릴 수있기 때문이다. 여천NCC는 노조파업이후 2백여명의 비조합원들을 2교대로 투입,비상 가동체제로 공장을 돌려왔다. 하지만 대체인력의 피로누적 등으로 지난달말부터 1공장의 가동률을 75%로 낮췄다. 1공장에 달린 단위공정인 SM(스티렌모노머) MTBE(메틸트셔리부틸에테르) 등은 이달초에 가동을 중단했다. 게다가 2공장이 생산을 멈춰 파업에 따른 피해는 여천단지내 연관업체로 이미 확산되고 있다. 한화석유화학과 대림산업의 나프타분해시설을 통합해 지난 99년말 설립된 여천NCC는 국내 에틸렌 생산량(5백20만t)의 25% 수준인 연간 1백35만t을 생산하고 있다. 피해상황=여천NCC로부터 원료와 동력을 공급받는 14개 업체들이 모두 피해의 영향권에 놓여 있다. 현재 대림산업의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한화석유화학의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및 옥탄올,폴리미래의 PP(폴리프로필렌)공장 등이 일부 가동을 줄인 상황이다. 또 여천NCC에서 동력을 공급받는 호남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한국바스프 등 6개 업체는 동력공급이 중단될 경우 공장가동을 전면중단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2공장의 가동중단 사태가 한달간 지속될 경우의 피해규모는 여천NCC가 5백70억원에 이르고 여천단지 전체로는 2천3백억원(내수 1천2백70억원,수출 1천3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산업자원부의 추산이다. 또한 2공장의 생산차질이 1,3공장 전체로 확산될 경우엔 연관업체를 포함해 모두 5천5백억원(내수 3천억원,수출 2천5백억원)의 손실을 가져올 전망이다. 쟁점 및 전망=노조측은 최고 2백90%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으며 최근엔 파업을 둘러싼 모든 민.형사상의 책임면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측은 이에 맞서 최고 2백%의 성과급 지급과 함께 불법.폭력적인 파업행위에 대한 처벌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4일부터 광주지방노동청의 중재로 몇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노사 양측의 팽팽한 입장차이만 확인했을 뿐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여천NCC에 원료와 동력을 의존하고 있는 연관업체들은 여천사태 진행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사태가 더 악화될 경우 연쇄적으로 공장가동을 멈춰야 할지도 모르는 상활이기 때문이다. 여천NCC 관계자는 "당장은 1주일분 정도의 원료 재고가 있는데다 1,3공장에서 나온 물량을 골고루 나눠 공급할 방침이지만 생산중단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심각한 파급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노조의 불법적인 파업 및 공장점거에 대해선 강력히 대처한다는 방침이지만 화학공장의 특수성을 감안한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공권력 투입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