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석유 수입업 진출에 대해 기존 석유유통업체들이 강력 반발, 대기업과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전국 석유대리점들의 모임인 한국석유유통협회(회장 안상인)는 지난해 말부터 일부 대기업들이 취급하고 있는 석유제품 수입 및 판매를 자제토록 촉구하는 내용의 건의문을 최근 산업자원부와 국회, 중소기업청 등에 제출했다고 8일 밝혔다. 협회는 건의문에서 "중소 석유 수입사에 이어 대기업마저 석유류 수입업에 진출하는 것은 현재 1백80개사가 과당경쟁하고 있는 석유대리점 업계에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기존 석유대리점들이 영세한 중소기업인 점을 감안할 때 막대한 자금력과 유통망을 갖춘 대기업이 본격 참여하면 기존 대리점의 연쇄도산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에 따라 "대기업의 석유시장 진출은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범위안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삼성 등 대기업 관계자는 "거래 투명성을 높이고 고품질의 제품을 공급해 주기를 원하는 업체가 많다"며 석유수입사업 진출 필요성을 지적했다. 삼성은 지난 4월 말 일본에서 5천㎘의 경유를 수입해 5∼6개 거래처에 3천5백㎘ 가량을 판매했으며 조만간 5천㎘를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 쌍용도 지난 10월부터 싱가포르 현물시장 등에서 매월 1만㎘ 정도를 수입해 4개 대리점과 주유소를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휘발유를 수입.판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협회의 이같은 건의에 대해 "석유 수출.입이 지난 97년 자유화된 상황이어서 특정업체의 수입을 제한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석유제품 수입판매사로 정부에 등록한 업체는 모두 22개사에 이른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