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같은 첨단산업에만 투자를 집중해온 벤처 캐피털이 문화시장으로 눈을 돌려 투자처 물색에 나선다. 한국기술투자, 한솔창투, 경남창투, 산은캐피탈, 프론티어 인베스트먼트 등 34개 창업투자회사와 신기술 금융회사는 오는 8월 27일 문화관광부가 주최하는 '문화콘텐츠 프로모션 2001'에 즈음해 '문화콘텐츠 투자기관협의회'를 창립한다고 문화부산하 문화산업지원센터 관계자가 8일 밝혔다. 최근 흥행에 성공하는 한국 영화가 늘어나면서 몇몇 창투사가 영화 펀드를 운용하는 사례는 있었으나 집단 투자가 가능한 협의체 구성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이 매력을 느끼는 곳은 게임, 캐릭터, 애니메이션, 영화, 음반, 출판만화 등 순수예술이 배제된 대중문화 시장. 협의회 발족 준비 업무를 맡고 있는 알린다커뮤니케이션즈의 관계자는 "벤처 캐피털은 문화산업의 투자가치가 높다고 판단하지만, 실제로 지원할만한 작품이나 기업을 가려낼만한 시스템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투자기관협의회는 발족 후 문화산업지원센터와 '협업'할 계획이다. 조만간 문화예술계 전문가 50여명으로 구성될 문화산업지원센터 내 문화산업발전 자문단이 문화콘텐츠 업체나 프로젝트를 창작성, 작품성을 기준으로 선별하면 투자기관협의회 투자자문위원단이 시장성과 업체의 안정성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두 차례 심사를 통과하면 업체는 제작비 등 자금을 비롯해 국내외 마케팅, 경영지원 등을 받게 된다. 이런 형태의 지원은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정부가 예술단체에 행하는 것과 같은 '시혜성 지원'이 아니라 수익을 겨냥한 벤처자본의 문화산업 투자이기 때문에 자연히 시장논리로 움직이게 된다. 관계자는 "34개 회원사는 각각 20억-30억원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능력을 갖고 있다"며 "투자기관의 수나 투자액은 문화콘텐츠의 내용과 가능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관광부와 문화산업지원센터는 지난달 18일 이들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가졌으며 주도적인 8개 회원사가 투자기관협의회 이사회를 구성, 오는 15일 총회를 가질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quintet@yonhapnews.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