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면도기 메이커인 질렛이 시장상황악화 속에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감원 규모를 더욱 늘리고 외형 보다는 내실을 기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밝혔다. 질렛은 이에 따라 내년의 매출증대 목표를 당초 정했던 10%에서 크게 줄여 3~5%선으로 하는 한편 지난해말 발표 때보다 600명이 많은 3천3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이 회사의 제임스 킬츠 대표는 이날 시장분석가 회의에서 비현실적인 목표의 설정이 잘못된 판단을 낳게 하고 판단오류는 다시 경영의 악화를 초래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제한 후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질렛은 유로화의 가치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을 많이 상실했으며 주력상품 중 하나인 듀라셀 배터리가 경쟁회사들의 저가제품 공략으로 시장점유율이 낮아지면서 최근 고전을 거듭해 왔다. 이 과정에서 질렛은 지난 2년간 7회나 매출 또는 이익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공시를 냈었다. 질렛은 마하3 면도기와 라이트 가드 탈취제 등을 만들어 팔고 있다. 킬츠 대표는 과거의 15~20% 성장 목표는 너무나 비현실적인 것이었다고 말했다. 퍼스트 콜/톰슨 파이낸셜은 질렛이 올해 주당 1.06달러, 내년에 1.19달러의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 1.4분기 이익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10년만에 가장 큰 폭인 30%나 떨어졌었다. 특히 듀라셀 배터리의 경우 에너자이저나 래요박 등의 경쟁에 직면, 시장점유율이 2년전의 52%에서 최근에는 47%로 떨어졌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