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석유화학의 매각방안이 빠르면 이달말께 최종 결론날 전망이다. 7일 채권단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석유화학의 자산실사를 진행중인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아더 앤더슨은 오는 15일께 실사작업을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채권단에 통보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와 협의, 최종 매각방안을 마련할 방침이어서 부채 1조6천710억원의 부실기업인 현대석유화학의 처리방안은 이달말께 완전히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채권은행은 한빛은행은 올해초 현대석유화학 매각을 위한 기초자료 마련을 위해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아서앤더슨에 회사 자산과 부채에 관한 실사를 의뢰했다. ◇ 누가 인수하나 = 현대석유화학 인수의 유력한 후보로 지목되는 호남석유화학은 지난달 22일 증권거래소 조회공시를 통해서도 "인수 여부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인수 타당성은 계속 검토중"이라고 확인했다. 이 회사 정범식 전무는 이와 관련 "회사 차원에서 현대유화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모아 롯데그룹 본부에 보고하고 있다"면서 "현대유화의 인수문제는 워낙 중요한 사안이라 결국 신격호 회장 차원에서 결정될 수 밖에 없을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수 문제는 궁극적으로 현대유화가 가진 경쟁력과 자산가치에 기초한 시장경제원리에 의해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현대유화와 호남석유화학은 그동안 물밑교섭을 위해 꾸준히 매각.인수협상을 벌였으나 채권단의 부채 탕감과 출자전환 여부가 최대 관건으로 대두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럽 2위의 다국적 화학회사인 보레알리스(Borealis)도 작년 5월부터 현대유화인수를 위한 입질을 해왔다. 보레알리스는 지난달 중순 서울 현대 본사에 대표단을 파견, 현대측과 협상을 벌였으나 서로 기본입장만 개진한 채 구체적 진전없이 대화를 끝냈다. 보레알리스 협상단은 당시 현대유화 지분과 경영권의 완전인수, 자산가치, 매각대금 등의 문제에서 현대측과 큰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단은 그러나 1차 협상을 마치고 출국에 앞서 현대가 제시한 요구조건을 바탕으로 자사의 구체적 매입계획을 세워 이달 말로 예정된 이사회 승인과 주주동의를 받겠다고 밝히는 등 강력한 인수의지를 보였다. ◇ 채권단과 정부 입장 = 한빛은행 관계자는 "현대유화 매각협상에서 부채탕감과 출자전환이 중요한 걸림돌인 만큼 이에 대한 해결책을 다양하게 검토중"이라고언급, 채권단이 현대석유화학의 부채중 일부를 탕감 또는 출자전환 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그러나 아더 앤더슨의 자산실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산업자원부는 석유화학 부문의 최대 이슈인 현대석유화학의 처리를 어떤식으로든 이달말까지 종결한다는 입장이다. 산자부도 채권단과 부채탕감이나 출자전환 문제를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섣불리 개입하면 `자율구조 조정'이라는 대원칙을 훼손하고 현대그룹 계열사에 특혜를 베푼다는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어 겉으론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대석유화학 = 한때 자구노력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를 시도했으나 여러가지 사정을 감안할 때 이는 불가능하다고 결론짓고 `최대한의 자구노력후 정상가 매각'이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따라 호남석유화학, 보레알리스 등의 다각적 접촉을 갖고 있으나 아더 앤더슨의 실사조사 결과가 자사가 주장해온 것보다 훨씬 나쁘게 나올까 우려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회사의 최대주주(49.9%)인 현대중공업의 사실상 소유주인 정몽준씨가 현대석유화학을 매각하지 않고 대신 최대한의 자구노력으로 경영을 정상화하는 방안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유택형 기자 apex20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