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를 잡아라' 요즘 뉴욕 월가에서는 운동선수 고객 쟁탈전이 뜨겁다. 수천만달러 연봉의 갑부 스포츠 스타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황금고객으로 부상한데 따른 것. 월가에서는 최근 하키선수 출신 '스포츠 머니 전문가'인 데렉 샌더슨(54)을 놓고 치열한 스카우트전이 벌어졌다. 스포츠 머니 전문가란 고액 연봉의 운동선수들을 고객으로 끌어오는 금융 세일즈맨. 메트라이프 소속이었던 샌더슨을 끌어오기 위해 무려 6개의 투자은행이 달라 붙었다. 결국 승리는 스테이트 스트리트사로 돌아갔다. 그가 이같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유는 운동선수 출신이라는 경력 때문이다. 그는 1960,70년대를 주름잡던 미국 최고의 하키선수였다. 그런만큼 넓은 스포츠계 인맥을 동원해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란게 월가의 계산이다. 메릴린치는 아예 운동선수들의 매니지먼트 회사인 IMG와 손을 잡았다. IMG는 골프선수인 타이거 우즈,테니스 선수인 모니카 셀레스 등 최고급 스타들을 관리하는 톱 클래스 회사. 메릴린치는 스타선수들을 대거 관리하고 있는 IMG와 계약함으로써 소속 선수들의 자산을 통째로 손에 넣은 셈이다. 메릴린치는 IMG와 계약을 통해 운동선수 30여명의 자산 5억달러어치를 운용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체이스 역시 지난해 운동선수 고객의 자산을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스포츠 그룹을 출범시켰다. 뉴욕의 자산운용회사인 뉴버거 버만도 야구선수인 존 프랑크,프로골퍼 톰 버니스 등 40여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이처럼 운동선수 고객 유치에 총력전을 벌이는 이유는 이들이 캐시카우 역할을 해 주기 때문이다. 요즘 월가가 '모셔오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0순위 황금고객인 알렉스 로드리게스(26)를 예로 들어보자. 그는 텍사스레인저 구단과 2억5천2백만달러짜리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젊은 야구선수다. 계약금도 거액이지만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도 월가가 군침을 흘리게 하는 요인. 젊은 만큼 관리만 잘 해주면 수십년간 고객으로 붙잡아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월가 증권사들은 대개 위탁자산의 0.5∼1.5%를 수수료로 받는다. 로드리게스의 계약금중 2억달러의 운용계약을 따내 10년간 관리한다면 1천만∼3천만달러(1백30억∼3백90억원)의 수입이 보장되는 셈이다. 월가 투자은행들이 10대,20대 '영 스포츠 스타' 고객유치를 지상 과제로 삼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