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운용과 리스크 관리는 전문가에게…' 은행 보험 등 금융사들이 돈 굴릴 데가 마땅치 않은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자산 운용과 리스크관리 분야 전문가들을 앞다퉈 영입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부적으로 리스크관리 쪽의 전문인력 양성을 서두르는 등 위험관리 쪽이 금융권의 새로운 유망 분야로 급부상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특히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자 능력 있는 전문가를 영입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교보생명은 최근 미국 푸르덴셜생명에서 자산 운용을 맡았던 오익환씨를 상무로 전격 스카우트했다. 오씨는 미국 보험계리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보험 분야의 리스크관리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6월부터 교보생명 자산운용 부문에서 리스크 관리 등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이 회사는 전문가 영입을 계기로 해외 투자와 특수 금융을 확대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자산운용 전략을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4월 자산운용부문 총괄 부사장에 외국계 금융회사 출신의 이백씨를 영입했다. 이 부사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 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딴 후 미국의 BOA 트러스트뱅크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 부사장은 중.장기 투자를 해야 하는 보험자산의 특성을 고려하는 한편 앞으로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쪽으로 자산 운용의 큰 틀을 새로 짜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생명도 최근 양석승 전 신한은행 상무를 자산운용담당 상무로 선임했다. 양 상무는 지난 82년 재무부에서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줄곧 자산운용 등 관련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왔다. SK생명도 투신사 출신 채권 펀드매니저 박종진 부장을 영입하는 등 자산운용 조직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은행들도 자산운용 및 리스크관리 쪽에 외부 전문가들을 수혈하고 있다. 한빛은행은 리스크관리 자문역으로 호주 커먼웰스뱅크 여신본부장 출신인 존 포사이스씨와 포트폴리오 관리본부장이었던 켄트 로버트프라이씨를 작년 10월 초빙했다. 신한은행은 작년 3월 리스크관리 전문가인 신용순 상무대우를 리스크관리팀장으로 영입했다. 시카고대학 MBA 학위를 받은 신 팀장은 미국 케미컬은행 차장과 KPMG컨설팅 이사를 거치며 미국 은행들을 상대로 리스크 관리에 대한 컨설팅을 전담했던 전문가. 그는 신한은행에서 통합리스크관리시스템(RMS21)을 구축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3월 아더앤더슨 리스크 컨설팅 그룹의 서정호 이사를 리스크관리 본부장으로 영입해 화제가 됐다. 조흥은행도 지난 99년 10월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장 출신인 이건호씨를 리스크관리본부장으로 스카우트해 올 2월 상무로 승진시켰다. 외환은행은 독일 코메르츠방크 서울사무소 부소장을 지낸 김중구 부장에게 리스크 관리를 맡기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의 리스크 관리가 절실한 문제이지만 전문 인력이 부족한게 현 실정"이라며 "외부 영입뿐 아니라 자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데도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익원.차병석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