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업종별 매출액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동향을 조사한 결과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는 114.3으로 나타나 지난 5월(BSI: 115.5)의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조사됐다고 6일 발표했다. 계절적 요인을 감안한 계절조정 BSI전망치는 110.4로 지난 1월(BSI: 69.4)을 저점으로 계속 상승추세를 기록 중이다. 전경련은 계절변동의 편차를 제거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지속적인 상승국면에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가 100 이상이면 금월의 경기가 전월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그렇지 않다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경련은 기업체감경기가 이처럼 호전되고 있는 이유는 대내적으로 첫째,경제주체들간에 경기저점이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는 가운데 소비심리가 차츰 호전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통계청이 조사하는 소비심리지표인 소비자기대지수(CSI: Consumer Sentiment Index)는 지난해 12월(82.2)을 저점으로 계속 상승국면을 이어가고 있다(4월 CSI: 96.3)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전경련은 대우자동차 및 현대건설 문제 등 주요 경제사안이 점차 해결기미를 보임에 따라 금융시장이 안정되리라는 기대감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특히 산업연관효과가 큰 자동차 및 성수기에 진입한 건설업의 호조세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최근 LPG가격의 하락, 시기적으로 여름철 휴가를 앞두고 있다는 점 등에서 내수확대가 기대되며 국내차 품질수준의 향상 및 품종 다양화 등에 기인하여 수출 역시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자동차산업 전망BSI: 141.9).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한 건설업 역시 정부의 적극적인 건설경기 부양정책이라는 호재에 힘입어 전월에 이어 호조세가 확대될 전망이다(건설업 전망BSI: 125.7). 대외적인 호전요인으로는 일본경제가 지난 5월 중 고이즈미 일본총리의 금융기관 부실채권 처리방침 및 개혁정책이 신뢰를 얻는 가운데 미국경기의 회복전망이 대두되자 엔화약세의 진정과 주식시장이 안정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전경련은 들었다.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와 4월 경기선행지수의 상승세 반전, 유럽지역 경제악화 예상에 따른 유럽자금의 미국에의 유입이 이루어져 미국 경제주체들의 실물투자심리를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미.일 금융 및 외환시장의 일시적 안정세는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경련은 관측했다. 이러한 대.내외 안정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속단할 수는 없다고 전경련은 전망했다. 전경련의 분석과 전망=대내적으로는 국내총생산(GDP)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수출이 미.일의 실물경기침체로 인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발표에 의하면 절하추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의 가격효과가 수출에 반영되지 못하고 3월 이후 5월까지 통관기준으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일본경제의 구조적인 장기침체로 인해 본격적인 경기회복가능성은 상당기간 동안 희박하다. 아울러 미국경제는 실업율 상승과 기업 대량해고 등으로 인해 지난 4월 미국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CCI)가 하락세로 반전되었으며 기업실적 및 생산축소로 인해 2/4분기 성장률이 다소 하락될 수도 있다. 이처럼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상황이므로 실물경제에 대한 본격적인 회복기대는 시기상조로 보여진다. 다만 지난 5월 31일 정부가 경제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발표한 투자 및 수출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조치는 기업의 어려운 경영여건을 어느 정도 개선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종합경기전망을 산업별로 살펴보면, 전산업 기준으로 5월 실적부문이 호전된 가운데 제조업이 112.5, 비제조업이 122.0을 기록하여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체감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조사되었다. 제조업부문을 보면 경공업이 107.4, 중화학공업이 114.6으로 나타나 중화학공업의 지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산업별 BSI 실적 및 전망=경공업은 고무제품(140.0), 나무 및 나무제품(129.4), 가죽 및 신발(125.0), 의복(122.2), 음료(114.3), 종이 및 종이제품(112.5) 등의 산업에서 체감지수가 호전될 것으로 나타났다. 고무제품의 경우 타이어산업은 표본기업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체감경기가 높게 나타났다. 타이어산업의 경우 자동차경기의 호전전망, 환율상승과 원자재가격의 안정으로 내수 및 수출의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기타 고무제품의 경우 건설 및 자동차, 농기계와의 연계부분이 커 이들 산업이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함으로써 매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건설 및 자동차산업의 경기호전으로 큰 폭의 지수상승을 시현했? 나무 및 나무제품의 경우 국내 건설경기의 호조세와 환율상승으로 인한 수입제품의 단가상승으로 6월 경기전망을 밝게 했다. 그러나 섬유(82.9) 및 식료(100.0)산업은 5월 대비 경기전망이 각각 악화 및 불변으로 나타났다. 섬유산업의 경우 전반적인 경기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면사 업계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대략 6월~8월)에 진입하고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물량이 확대되어 국내섬유업계의 공급과잉 문제가 지수하락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식료산업의 경우 날씨가 더워지면서 빙과류등을 제외한 제과업(스넥, 라면, 제빵업 등)을 중심으로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하고 축산물시장의 광우병파동이 아직 진정되지 않은 점 등이 지수상승의 발목을 잡는 원인으로 파악되었다. 중화학공업은 자동차(141.9), 기타화학(130.3), 시멘트(127.8), 철강(115.2), 조선(114.3) 등의 산업이 6월 경기전망을 5월 대비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타화학의 경우 농번기가 가까워짐에 따라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였고 건설 및 가전제품경기의 회복조짐과 자동차경기의 호조세 지속은 각각 기타화학, 시멘트, 철강산업의 6월 경기전망을 밝게 했다. 반면 정유산업(75.0)은 전월 대비 경기가 악화되리라고 보았다. 이는 정유산업이 날씨가 더워지면서 난방용기기 및 정유제품관련 가전제품의 사용량이 감소하는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하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비제조업 전망=비제조업은 부진세가 지속되고 있는 광업(87.5)을 제외한 전 업종의 체감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운송업(147.4)의 경우 건설경기 호조 기대감에 따른 운송물량 증가 예상으로 인해 전월에 이어 호전세가 지속될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 및 가스(107.1)의 경우 가스업계가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함에 따른 매출감소에도 불구하고 업계 매출비중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전력이 이상고온에 따른 전력소비증가를 기대함에 따라 가중전망BSI는 무려 175.1을 기록하였다. 정보통신산업(126.3) 역시 IT산업의 세계적인 불황여파에도 불구하고 6월 경기전망을 밝게 보았다. 내수.수출=내수BSI(119.2)는 전월에 이어 호조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제조업기준 수출BSI(109.4)도 저조한 수출실적에도 불구하고 6월 전망치는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징적인 점은 내수실적BSI가 지난 1월(75.2)을 저점으로 호전추세에 있으며 3개월 연속 지수 110을 상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규모를 고려한 가중지수 기준으로 살펴본 가중실적BSI 역시 지수값이 5월 들어 113.1을 기록하여 내수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수출BSI의 경우 제조업기준으로 지난 4월(115.3) 이후 수출전망을 불투명하게 보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기업규모를 고려한 5월 가중수출실적BSI는 97.0을 기록하여 수출 부진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정부발표 결과에 의하면 금년들어 5월까지의 수출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2.2% 감소하였다. 투자.자금사정=기업의 투자전망(BSI: 106.5)은 전월(BSI: 102.0)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수상 소폭 상승하였다. 그러나 기업규모를 고려한 가중투자실적 및 예상BSI는 각각 88.7과 93.1을 기록하여 실제로는 5월중 투자실적과 6월 전망이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들이 대.내외경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불투명한 경기전망으로 투자집행을 유보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소득계정상의 설비투자도 올 1분기에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반전되면서 전년동기대비 7.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현재는 위축된 투자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한 정부의 투자활성화 정책 및 규제완화조치가 더욱 필요한 시점으로 여겨진다. 기업의 자금사정(BSI: 109.7)은 기업들의 향후 경기전망이 불투명해지고 현금흐름(cash flow)중심의 경영방침이 지속되면서 투자계획이 축소됨에 따라 자금수요자체가 줄어들어 심각한 자금상의 수급불일치 현상은 일어나고 있지 않다. 그러나 금융시장도 지속된 금융건전성 규제로 인해 시중자금이 소매금융을 위주로 하는 일부 우량은행에 몰리고 있고 기업금융자체도 단기성위주로 이루어지는 등 금융시장의 기업자금중개기능은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 못한 형편이다. 재고.고용.채산성=재고수준(BSI: 110.2)은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함에 따른 매출증대예상에도 불구하고 기존 재고량의 적체로 증가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섬유부문(131.4)은 전월(126.5)에 이어 지수상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었는데 과거 매출감소가 지속되었고 6월부터 비수기에 진입함에 따른 재고량 적체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사정(BSI: 98.9)은 기업들의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감축 및 신규인력 충원 자제노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반영, 지수 100 이하를 기록하였다. 다만 제조업(100.2) 기준으?볼 때 6월 고용수준은 5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반면 비제조업(93.6) 중 유통(85.7)산업의 경우 점포확장 등에 따른 인력부족이 예상되고 있으며 정보통신(94.7)은 작년 7월 이후 지수 100미만을 기록함으로써 인력부족의 어려움을 계속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채산성(BSI: 107.7)은 음료, 건설, 자동차 등의 업종들이 내수 및 수출증가 기대, 저금리기조가 정착되어감에 따른 금융비용 절감기대로 전월보다 다소 호전될 것으로 나타났다. 특징적인 것은 제조업의 경우 원지수 5월 실적 및 6월 전망BSI가 104.2 및 105.6을 기록한 반면 기업규모를 고려한 가중지수 실적 및 전망BSI는 각각 118.6과 121.2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는 기업규모와 관련 지수편차가 존재함으로써 채산성에 있어서 양극화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