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업체인 컴투스는 해외시장 공략차원에서 최근 중국계 미국인 헬리 에씨를 신임 COO(업무최고책임자)로 임명했다. 세계적인 회계법인 PWC,IBM,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을 거친 MBA출신의 그를 영입하기 위해 이 회사는 미국 수준의 연봉과 스톡옵션을 제공했다. 헬리 에 이사는 컴투스의 해외마케팅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게된다. 이에앞서 이 회사 박지영 사장은 CNBC,CNN 등과 인터뷰를 통해 회사이름을 해외에 알리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가 이처럼 활발히 해외마케팅을 펼치는 배경에는 숨은 조언자가 있다. 모바일 인터넷펀드 엠워크스(www.m-werks.com)의 그레그 타르 사장이 그 주인공.1년째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타르 사장은 해외에 국내 모바일 시장을 알리는 "모바일 전도사"역을 톡톡하고 있다. 한국 모바일시장에 대한 타르 사장의 전망은 확고하다. "한국은 일본 스위스 핀란드와 함께 모바일기술 분야에서 선발주자입니다. 조만간 한국의 모바일산업은 분명 호기를 맞을 것입니다" 미국 싱가포르 홍콩에 비해 1년여 정도 앞서있다는게 그의 진단이다. 믿음이 강한 만큼 일본시장에 편향돼 있는 해외투자자들에게 한국을 알리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제 주위의 투자자들도 한국시장을 잘 모르고 있어요. 일본시장에만 관심이 있다보니 한국시장의 가능성을 가볍게 보는 것 같아요" 그가 꼽는 한국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위험을 감수하는 모험정신. "일본업체들은 잘 조직돼있지만 역동성은 한국기업에 비해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떨어집니다. 모바일기술업체 숫자는 한국의 10분의 1수준인 50여개사 안팎에 불과합니다" 뉴욕 출신인 타르 사장은 아시아와 인연이 깊다. "어릴적 한국에서 온 친구가 있어서 한국인들이 뉴요커 못지않게 급한 성격이라는걸 알게 됐어요. 덕분에 제겐 서울의 문화가 전혀 낯설지가 않아요" 바쁜 일상에 쫓기는 뉴욕인들은 미국인 가운데 발걸음이 빠르기로 유명하다. 싱가포르와 일본에서 4년동안 근무한 경험이 있는 그는 1년전 국내 컨설팅업체를 찾던중 인포뱅크와 일할 기회를 갖게 됐다. 인포뱅크가 컴투스에 투자하면서 국내 모바일 시장과의 인연이 자연스럽게 맺어졌다. 마침 당시 그는 모바일 인터넷펀드 조성을 검토하고 있던때라 더할 나위없이 좋은 기회였다. 인포뱅크,컴투스,시큐어소프트 등에 대한 컨설팅을 시작하면서 한국의 모바일기술에 새삼 놀랐다. 이후 그는 한달중 절반만 국내에 머물고 나머지는 해외 각국을 돌며 국내업체들을 알리고 다녔다. 컴투스가 CNN,CNBC등과 인터뷰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마당발 마케팅 덕분. "한국의 모바일산업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는 이들 미디어들이 전문 애널리스트나 투자자를 통해 자문을 구할때 적극적으로 추천을 했습니다" 오랫동안 아시아 지역에서 근무한 전무가답게 한국시장에 대한 비판도 날카롭다. "아직도 대부분의 벤처들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가 돼있지 않은 것 같아요. 특히 엔지니어출신이 주도하고 있는 소규모 벤처회사들의 경우 심각합니다. 해외마케팅 경험이나 인맥이 전혀 없는 마케팅 관계자 몇명을 해외에 보낸다고 수출길이 열리겠습니까" 그는 "벤처 CEO(최고경영자)의 글로벌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한국 벤처기업인들이 명석한 두뇌를 가진건 확실하지만 해외마케팅에는 장님이나 마찬가지"라는 그의 지적이 국내 CEO들에게 어떻게 느껴질지 궁금해진다. 타르 사장은 올해까지 약 3백억원 규모의 모바일인터넷 펀드자금을 조성,국내업체 5~7곳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