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재계가 경제정책 등을 놓고 갈등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집단소송제 반대와 이를 관철하기 위한 기업인 서명운동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대한상의는 4일 전경련이 집단소송제에 반대하는 기업인 2만명 서명운동을 경제5단체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는 보도와 관련, "사전에 전혀 협의한 적이 없으며 상의는 집단소송제 반대를 위한 서명운동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상의 고위 관계자는 "집단소송제는 재정경제부에서 조건부로 도입하기로 방침을 정했고 여당과 야당에서도 이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위기"라며 "상의는 이 제도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조건으로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에 반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라고 말했다. 박용성 상의회장도 전경련이 경제5단체 공동으로 집단소송제 반대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황당하고 의아스럽다"며 전경련의 진의를 파악해 보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은 집단소송제 및 집중투표제 도입을 막기위해 경제 5단체 공동으로 중소기업을 포함한 회원사 기업인 2만명을 목표로 도입반대 서명운동을 추진할 방침이었다. 전경련은 그러나 집단소송제 반대를 위한 서명운동이 파문을 빚자 손병두 부회장이 나서 "재계가 '5+3원칙'을 지킨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으며 최근 정부와재계가 경제정책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처럼 알려진 것은 과대포장 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특히 집단소송제 도입반대를 위한 서명운동과 관련해서는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 없던 일"이라며 "없던 일로 하자"고 밝혀 서명운동이 문제가 되자 이를 유보할 뜻임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경제계에서는 그동안 규제완화와 노사문제 개선, 경제정책 등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던 경제단체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독자노선을 걷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며 사태 추이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현재 전경련은 정부에 대해 규제개혁 등에 대한 건의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상의는 박용성 회장이 "경제단체는 정부와 협조하는 동반자"라며 "'왕사쿠라'라는 욕을 먹더라도 이런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유화적인 입장이다. (서울=연합뉴스) 신현태기자 sh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