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봄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6월 중순까지 시원한 빗줄기가 전국적으로 내리지 않을 경우 비상사태를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2일 현재 강수량은 2백19㎜로 평년평균(1971∼2000년)인 3백50㎜에 비해 크게 부족한 상태다. 저수율도 평년의 73%보다 훨씬 낮은 61%에 그치고 있다. 지난 5월31일의 저수율이 63%였던 점을 감안하면 2일 만에 2%포인트씩 저수율이 떨어지는 셈이다. 산술적으로 15일 후면 비상저수율인 30% 언저리로 급락해 물공급에 여유가 별로 없는 상태다. 지역별 농업용수난과 식수난도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제대로 된 수리시설이 없는 경기북부와 중부지방엔 모내기를 미처 못한 곳이 3백48ha에 이르고 있다. 물부족 사태가 가장 심각한 곳은 경기도 연천 파주 포천지역과 강원도 철원 홍천 춘천 양양지역,충북 음성 청원 충주지역,경북 영양 일대등이다. 모내기를 못한 곳도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3백48ha에 이른다. 이들 지역의 저수율은 평균 50% 안팎에 불과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기도 동두천시는 지난달 13일 단수됐다가 급수가 재개되긴 했으나 동두천 취수장의 생산량이 예년의 30%에 불과하다. 원수를 제공하는 한탄강이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말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 저수지의 저수량을 보면 더욱 확연하다. 강원지역이 43%로 가장 낮아 비상일보 직전이다. 충남 50% 경기 52% 충북 54% 전북 57% 경북 67%로 평년평균을 밑돌고 있다. 이같은 낮은 저수율은 모내기를 마친 본논에 물이 본격적으로 필요해지는 이맘때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편 기상청은 "남부지방은 중순께 강수량이 증가하겠지만 중부지방은 하순께 장마가 시작되면서 가뭄이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