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3년 국제인구행동단체(PAI)는 우리나라를 이집트 르완다 등과 함께 물부족국가로 분류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천2백83㎜. 세계평균의 1.3배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인구밀도가 높고 장마철에만 비가 집중된다는 것이 문제다. 인구밀도에 근거해 1인당 강수량을 환산해 보면 연간 2천7백5㎥로 세계평균의 12%에 불과하다. 특히 6∼9월 사이에 전체 강수량의 3분의 2가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마다 봄철만 되면 물부족 사태가 연중행사처럼 되풀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건교부에 따르면 2006년부터 물부족이 현실화돼 2011년에는 연간 18억t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부족사태 근본대책은 무엇인가=수자원공급 주무부처인 건교부는 물부족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조만간 수자원장기종합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계획은 일단 부족한 물을 공급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건교부는 우선 신규 수자원 확보를 위해 추가적으로 댐을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물부족 현상이 심한 지역부터 중소규모댐을 건설해 나가는 등 올해말까지 댐건설 장기계획수립을 완료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물부족사태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물절약 종합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기존 수자원만 효과적으로 활용해도 물부족은 어느정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책에 따르면 시장 군수 등 수도사업시행자는 5년 단위로 지자체별 물수요관리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해야 한다. ◇물 사용실태는 정확한가=환경단체들은 물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무조건 댐부터 짓고보자는 식의 처방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환경정의 시민연대 서왕진 사무처장은 "전국적으로 농업용수 등 물사용실태를 파악하지도 않은 채 무조건 댐을 건설하려는 것은 자기네 밥그릇만 챙기기 위한 부처이기주의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