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들어 거의 매년 감소하던 북한의 대외무역액이 99년 2.6% 성장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33.1%나 대폭 증가한 19억6천954만 달러(미화)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3일 북한의 지난해 대외무역이 수출 5억5천633만 달러, 수입 14억1천321만 달러로 99년 교역액 14억8천만 달러에 비해 33.1% 늘어났다고 밝혔다.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외교역액중 수출은 99년(5억1천500만 달러)에 비해 8.0% 증가한 반면 수입은 99년(9억6천500만 달러)에 비해 46.5% 늘어나 지난 10년 이래 최고의 수입 증가율을 보였으며, 무역수지 적자는 99년 4억4천963만 달러에서 8억5천688만 달러로 급증해 90년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수출품목으로는 기계ㆍ전기전자와 화학ㆍ플라스틱 제품의 대외수출 신장율이 높아져 북한이 수출구조의 고부가가치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수입품목중 발전기, 기계부품 등 공장 개건 설비 및 컴퓨터 관련 부품과 수송문제 해결을 위한 차량 등의 수입이 급증세를 보인 점이 특징적이었다. 한편 쌀, 옥수수 등 곡물 수입량은 전년 대비 77.8% 증가했고, 원유, 정제유 등 에너지자원의 수입도 22.0% 늘어나 북한의 총수입중 식량, 에너지물자 비중이 31.3%에 달함으로써 북한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KOTRA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곡물 수입량중 80-90% 가량은 남한과 서방세계가 태국이나 중국에서 사서 지원한 것"이라며 "게다가 농기계나 비료 등 영농구조개선을 위한 수입 규모마저 미미해 북한이 식량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가별로 중국과 일본이 북한 전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8년 56%, 99년 48.7%에서 지난해 다시 48.3%로 떨어진 반면 태국과 홍콩이 주요 무역기지로 떠올랐으며, 지난해 남북교역은 북한의 대외무역통계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무역총액의 21.6%에 해당하는 4억2천500만 달러에 이르러 중, 일에 이어 3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KOTRA는 "지난해 북한의 무역총액이 늘어난 것은 수출 증가 때문이 아니라 남북교역 흑자와 금강산 관광사업 등에서 벌어들인 외화를 수입에 투입하는 등 외부 지원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대외무역이 증가세를 이어가려면 남북 경협 확대가 필수적 전제조건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