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통신장비업체 알카텔이 미국 경쟁사인 루슨트테크놀러지스를 3백20억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28일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업계 소식통들을 인용,알카텔이 루슨트를 주식인수 방식을 통해 3백20억달러에 사들이기로 지난 주말 양사 경영진간 기본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러한 합의는 29일(미국시간) 양사 이사진의 최종 승인을 거쳐 30일 중 합병결정이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신문들은 알카텔이 루슨트 주식을 거의 프리미엄 없이 인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양사는 합병 후 본사를 미국에 두게 되지만 법적으로는 프랑스 회사가 될 것이며 이번 주 안에 새로운 회사명을 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합병된 회사의 최고경영자는 세르주 취릭 알카텔 회장이 맡고 헨리 샥트 루슨트 회장도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알카텔과 루슨트의 합병이 완료될 경우 세계 음성통신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거대한 ''통신공룡''이 탄생할 전망이다.

미국의 경제주간지인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6월4일)에서 알카텔·루슨트의 합병회사는 음성통신 시장의 50%,인터넷 접속과 네트워크 장비 시장의 각각 30% 정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는 또 합병시 연간 40억달러의 경비가 절감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하지만 대륙간 문화 차이,워싱턴 정가의 우려 등이 합병 실현의 장애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루슨트 산하 벨연구소는 미국 정보 당국과 밀접하게 연계돼 왔었다.

이에 대해 시장 논리에 따라 결국 미국측이 합병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루슨트의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합병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