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림기술(대표 김희수)은 디지털 셋톱박스 업계의 후발주자다.

이 회사는 그러나 기술력만큼은 선발주자 못지 않는다고 자신하고 있다.

최근 개발을 끝낸 4개 모델의 셋톱박스는 생산효율을 높여 가격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

하드웨어는 안정성을 강화했고 소프트웨어는 편리성에 역점을 두고 설계됐다.

이 회사는 셋톱박스를 간판상품으로 키우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조사를 했다.

시장전망과 이 회사의 영업망 및 제조공장을 고려해 셋톱박스를 주력 아이템으로 결정한 것.

이 회사가 실제 셋톱박스 개발에 투입한 시간은 4개월 정도 밖에 안된다.

경쟁사와 비교해서 상당히 짧다.

FTA와 CAS 등 2개 모델의 셋톱박스는 최근 첫 생산을 시작했다.

나머지 2개 모델은 6월중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희수 대표는 "실력과 경험을 갖춘 개발인력이 있다는 게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셋톱박스 업계의 핵심 연구인력들을 영입했다.

이 회사는 셋톱박스로만 올해 1백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아랍에미레이트의 두바이에 판매지사를,독일 프랑크푸르트에는 판매법인을 지난 4월에 설립했다.

중동과 유럽시장을 겨냥한 것.

자체 브랜드인 "오픈텔(OPENTEL)"로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영업을 병행해나가기로 했다.

또 내달까지 CAS기능의 2종의 셋톱박스 개발을 마무리하고 출시하는 9월에 한다는 계획이다.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로 선발주자를 따라잡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지난 21~23일 영국 런던 엑셀전시장에서 열린 미디어 캐스트 2001 전시회에 출품해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발동을 걸었다.

미디어 캐스트는 유럽에서 가장 권위있는 케이블 및 위성 전문전시회다.

회사측은 유럽 고객들과 계속 접촉중으로 디자인과 가격 등 전반적인 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고객과는 수주계약을 추진중이다.

열림기술은 뼈에 진동을 전달해 소리를 듣는 골도(骨道)전화기로 사업기반을 닦은 벤처기업으로 이 전화기를 지금까지 50여개국에 20만대 이상 수출했다.

1999년 5백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한 것도 골도전화기 덕분.

이 전화기는 미국의 유명 전자통신잡지인 포퓰러사이언스지가 선정한 1백대 신상품에 들기도 했다.

지난해초 케이블모뎀을 개발하고 교육정보화사업에 뛰어든 이 회사는 올해 셋톱박스 시장에 진출하면서 정보 가전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02)589-4956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