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인기는 요즘 "상한가"다.

박세리 김미현 최경주 등 한국 골퍼들이 세계 골프계에서 두각을 드러낸후 인기는 더 높아졌다.

한국 골프의 역사와 함께 한 골프용품 제조회사가 있다.

바로 팬텀(대표 박양환)이다.

이 회사는 토털 골프전문브랜드를 지향하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1970년대초 외국산이 전부였던 골프계에 팬텀의 모기업인 동성화학이 한국 골프업계 최초로 국산 골프공을 선보이며 골프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당시 골프공을 생산하는 기술은 한국엔 없었다.

동성화학은 골프공의 원료가 되는 우레탄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고무탄성체를 활용한 골프공을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시간이 걸렸으나 골프공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공 다운 공을 만들어내기까지는 시간이 더 많이 걸렸다.

공 다운 공은 1977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했다.

수출은 골프공 생산 10년만인 1984년에 시작됐다.

한국 골퍼들에게 15년간 최장수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는 "수퍼442", 한국 골프공 시장 점유율 1위로 비거리를 높인 "파워디스턴스" 등은 팬텀을 골프용품 유명 업체로 부상시켰다.

팬텀의 골프공은 1986년 아시안게임 공식 골프공, 1988년 서울올림픽 공식 골프공으로 선정됐다.

초기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수출했으나 1990년부터 팬텀이란 브랜드로 수출을 시작했다.

골프공 사업이 제자리를 찾자 동성화학은 1992년 골프부문을 브랜드와 같은 팬텀이란 회사로 독립시켰다.

팬텀은 그 해에 바로 자체 모델로 골프클럽을 만들어 공급하기 시작했다.

최근 나온 쓰리피스공의 파워컨트롤도 가파른 인지도를 보이고 있다.

30여년간 한국 골퍼들의 사랑을 받아온 팬텀은 최근 투어볼 1억개 판매라는 신기원을 달성했다.

팬텀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공인된 기술력을 통해 골프의 본고장인 미국 유럽 일본 등 30여개국에 골프공을 수출하고 있다.

또 세계 최대의 스포츠사에 매월 2백40만개의 공을 OEM 방식으로 공급중이다.

팬텀은 골프공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1993년부터 골프의류 분야에 뛰어들었다.

젊음과 고급스러움이라는 기본 컨셉을 바탕에 뒀으며 일상생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골프의류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내수전용인 경기도 안산공장은 현재 가동률 1백%를 자랑하고 있다.

올해 설비를 증설해 생산능력을 늘일 계획이다.

1994년 설립한 중국 칭다오공장은 골프공 수출전용 공장이다.

팬텀은 지난해 2백6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3백2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양환 대표는 동성화학 상무를 거쳐 지난해부터 팬텀을 이끌고 있다.

그는 일주일에 한번 이상 골프장을 방문한다.

골프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골퍼들이 어떤 제품을 즐겨 사용하는 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서너시간을 골프장에서 보내며 고객과 직접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박 대표는 팬텀이 초우량기업으로 발돋움할 때까지 골프를 삼가기로 했다.

"CEO(최고경영자)는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다. 먼저 헌신하고 책임지는 자리다"

박 대표는 아침에 출근하면 각 부서를 돈다.

결재를 하기 위해서다.

직원들이 사장실로 서류를 들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각 부서에서 결재한다.

애로상항도 청취하고 직원들과 거리감도 없어져 좋다는게 박 대표의 말이다.

한달에 한번씩 호프 미팅도 갖는다.

박 대표는 "팬텀이 세계적인 토털 골프전문브랜드로 자리잡는 그날까지 전 직원이 혼신을 기울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