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18,19일 이틀간 ''한국 경제의 위기와 회복''을 주제로 여는 국제회의에는 IMF측에서 호리구치 유스케 아.태국장과 아자이 초프라 한국과장이 참석하는 것을 비롯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와 조윤제 서강대 교수 등 국내외 석학들이 대거 참석해 한국 경제의 향후 정책 방향을 모색한다.

세미나에서는 △한국의 경제위기와 위기 해결을 위한 전략 △금융·기업구조조정 △노동시장 및 기업지배구조 △위기 이후의 경제발전 △국제금융체제 개편과 향후 위기 방지를 위한 시사점 등을 주제로 다룰 예정이다.

세미나에서 발표될 주요 논문의 요지를 소개한다.

◇ 아자이 초프라 IMF 한국과장 =원활한 기업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은행 중심''이 아닌 ''법원 중심''(court-supervised)의 구조조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채권자인 은행이 구조조정을 주도하면 부실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부채상환을 최우선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법원은 채권 은행뿐 아니라 기업 주주 등 구조조정과 관련된 모든 이해 관계자의 입장을 고려해 구조조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다.

거시경제정책은 구조조정을 위한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 정재식 KIEP 부연구위원.김세직 초청연구위원 =IMF의 고금리처방이 장기적으로 원화환율을 안정시키는데 기여했다.

95년부터 98년까지의 환율과 이자율 데이터를 이용한 실증분석 결과 금리를 높이면 5일간은 원화가치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지만 그 이후엔 오히려 원화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 =통화위기가 경제성장과 투자에 대해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효과를 끼친다는 주장에 대한 명백한 증거를 찾기 어렵다.

한국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외환위기를 겪은 나라들은 장기적으로 외환위기가 발생하기 이전의 성장률과 투자율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한국의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인 4%대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

◇ 오규택 중앙대 교수.이창용 서울대 교수 =지난 97년부터 99년까지 발행된 국내 회사채의 22%가 부실화됐고 그 가운데 78%는 대우관련 채권인 것으로 분석됐다.

투신사들이 철저한 신용등급 조사없이 재벌기업의 회사채를 대규모 매입, 회생 가능성이 없는 대기업들의 수명을 연장시킨 것은 물론 투신사 자체의 동반 부실을 초래했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금융권 구조조정이 주로 은행에 집중됐고 투신권에 대한 감독은 상대적으로 소홀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향후 금융권 구조조정의 방향은 출자전환(debt-for-equity swap)을 활성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자산유동화(ABS) 방식은 회사채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정부는 갖가지 신용보증을 통해 투기등급 채권의 위험도를 낮추려 하기보다 정크본드 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