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의 맹주에서 세계시장의 강자로"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리고 있다.

99년 0.9%에 그쳤던 점유율은 작년에 1.4%로 올라섰고 올해 3월까지 1.8%를 기록했다.

판매량으로만 보면 미국시장에서 8위에 랭크된 것이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 기관은 현대자동차를 가장 성장이 빠른 메이커로 평가했다.

지난해 형제간 경영권 갈등이라는 악재속에서도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제휴를 성사시킬수 있었던 것도 성장하는 메이커라는 점이 가장 크게 어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낮은 가격에 품질좋은 소형차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김학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소형차 경쟁력 정도면 다임러뿐 아니라 어떤 회사도 눈독을 들일만 하다"고 말했다.

현대는 미국시장에서 4월까지 소형차(베르나급)시장에서 36%,중소형차(수출명 아반떼XD급) 시장에서는 4.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중이다.

향후 세계 자동차업계의 경쟁은 연료소비가 적은 소형차부문에서 판가름 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처럼 현대자동차가 소형차 시장에서 세계적 강자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낮은 인건비와 재료비외에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통한 독자적인 모델개발을 추구해왔다는 데서 찾을수 있다.

다임러와 제휴이전까지 현대는 미쓰비시자동차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았지만 경영의 독립성을 추구했다.

또한 독자적인 연구개발 능력을 갖추기 위한 투자도 지속해왔다.

대우자동차가 GM에 종속된 상황에서 양적팽창을 추구해온 것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걸어온 것이다.

그 결과 현대자동차의 연구개발 수준은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매력을 느낄 정도까지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독자적인 월드카 모델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는 국내 시장 점유율 50%를 기반으로 이제는 소형차 메이커의 이미지를 벗고 종합메이커로 발돋움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신호탄이 그랜저XG와 싼타페의 미국출시다.

지난해 미국시장에 내놓은 이 모델은 현지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그동안 공백으로 남아있던 중형차 및 다목적차(SUV)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현대는 또 에쿠스를 미국서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국내시장은 이제 수성이 주요한 목표가 되버린 상황이다.

베르나 아반떼XD 뉴EF쏘나타 그랜저XG 등 승용차 시장은 완전히 석권했으며 싼타페 트라제XG 테라칸 등은 SUV시장마저 현대의 땅으로 변모시켜 가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국내시장을 지키고 이를 발판으로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품질"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독일 및 일본차의 파상공세를 막을수 있는 길은 소비자들이 만족하는 차를 만드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지난해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된 현대자동차는 이제 16개 계열사를 거느린 자동차전문그룹으로 발돋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자동차메이커 금융사 물류회사 정보통신회사를 포진시켜 단순한 자동차 조립업체에서 벗어나 고수익구조를 갖는 그룹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이처럼 해외시장의 적극적 개척,내실성장,그리고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제휴 확대를 통해 10년내에 "글로벌 Top 5"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