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산을 마주하기 위해선 깊은 계곡을 지나야 하나 봅니다"

어린이 영어교재 전문업체인 신화교육의 김병현 회장(35).

사업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선 패기의 청년 기업가다.

대단한 학력도,재산도,소위 말하는 "빽"도 없는 이 촌사나이의 재기에 대해 주위 사람들은 "기적"이라고들 말한다.

김 회장이 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94년.

우연한 기회에 만난 곽영일씨와 의기투합해 ''곽영일 외국어학원''을 차렸다.

세계화 붐과 함께 강남점을 시작으로 1년반만에 전국에 22개 학원 체인을 구축했다.

젊은 고졸 사업가의 성공에 대해 언론이 주목한 건 당연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인 각광이 화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부의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직원들도 하나 둘씩 회사를 떠났다.

"식구들과 함께 전국을 돌아다니며 18개 직영 학원을 직접 깨부쉈습니다.한 학원당 평균 1억∼2억원이 든 인테리어를 손수 뜯어내며 이를 악물었죠"

젖도 못 뗀 아들과 아내를 처가에 보내고 3백만원짜리 ''까세방''에서 6개월동안 외롭게 재기를 꿈꿨다.

유난히 매서웠던 98년 겨울.

혼란스런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아침 저녁으로 냉수욕을 했다.

이듬해 봄 고향의 누님 논을 팔아 마련한 2천만원으로 조그마한 사무실을 마련하고 재기에 나섰다.

사업 아이템은 어린이 영어교육 교재인 ''동화스터디''.

미국 스칼라스틱 출판사로부터 영어 동화책을 들여와 워크북 오디오테이프 등 교육용 교재로 만들어 판매하는 형태였다.

10여명의 직원을 밑에 두고 영업활동을 진두 지휘했다.

회장이란 직함이 부담스러워 영업팀장으로 새긴 명함을 따로 가지고 다녔다.

그러한 열정이 현재 4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를 만들어냈다.

''잘난 것 하나 없는 이 촌놈도 해냈는데 왜 당신은 못합니까''

실패로 좌절하고 있는 이들에게 던지는 김 회장의 메시지다.

(02)567-0579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