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방향에 따라 다른 신호를 출력하는 로터리 스위치,모니터 전원차단 검출장치,마이크와 스피커가 내장된 무선리모콘과 그 제어방법...

인터넷TV 셋톱박스 전문기업인 티컴넷 김영민(34)사장이 개발한 특허기술들이다.

생활폐기물처리 플랜트 무인화 시스템,인터넷폰 게이트웨이의 인터페이스 카드,군사용 고속음성신호 전송장비 등 다양한 기술도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김 사장은 스스로 말하듯 "과학도"란 느낌을 갖게 한다.

그는 CEO(최고경영자)보다는 CTO(최고기술책임자)란 말이 듣기 좋단다.

이런 기술중심 사고가 티컴넷의 인터넷TV 관련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인터넷TV 셋톱박스는 일반 TV를 인터넷 단말기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영국 페이스,미국 모토로라,대만 에이서 등이 강력한 경쟁업체들이다.

티컴넷은 호주 한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의 셋톱박스 수주를 둘러싸고 페이스와 막판까지 불꽃튀는 경쟁을 벌였다.

결국 미들웨어(하드웨어와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하는 중간 소프트웨어)에서 탁월한 티컴넷이 페이스를 꺾었다.

또 셋톱박스 미들웨어의 강자인 미국 리버레이트와 거래하던 일본 마루베니상사와 앳스피드란 회사도 거래처를 최근 티컴넷으로 바꿨다.

김 사장은 "세계 어디를 가든 페이스나 모토로라,에이서등과 경쟁한다"며 "3년내에 이들 업체를 확실히 제압해 인터넷TV 셋톱박스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한다.

김 사장이 처음부터 인터넷TV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저는 8비트 애플컴퓨터부터를 뚝딱 거리며 컴퓨터 기술을 익혀왔던 사람입니다.

인터넷은 PC로 하면 되지 뭐하러 TV에 연결하나 싶었죠.그런데 내게 연구용역을 줘왔던 사람들이 2년전부터 "인터넷TV가 실현되면 정말 좋겠다"라고 노래를 불러댔습니다.

저에게 셋톱박스를 개발하도록 요청한거죠.그럼 샘플만 만들어 줄테니 나를 그냥 가만히 놔둬 달라고 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중국에서 인터넷TV 시연회 브리핑 등을 하면서 인터넷TV가 쉬운 인터넷으로 정보화사회 저변을 넓히는 데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생각을 바꾸게 됐다.

티컴넷은 셋톱박스외에 미들웨어 솔루션 등 인터넷TV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인터넷TV로 서비스될 영화 음악 여행 게임 쇼핑 등 다양한 콘텐츠도 확보하고 있다.

"티컴넷이 추구하는 것은 인터넷 어플라이언스(인터넷 연결 전자제품) 전문기업입니다.

앞으로 셋톱박스와 VTR기능을 결합한 퍼스널TV레코더를 개발해 볼 생각입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