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각종 경제개혁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경쟁보다 학연 지연 등 연고가 중시되는 소위 ''연고주의 경제''(crony capitalism)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외국자본 유입에 대한 국민들의 태도는 긍정적, 개방적으로 변했지만 외국자본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는 오히려 부정적 인식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5일 이같은 내용의 ''IMF 경제위기와 국민경제 의식 변화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9.3%는 매매 거래 고용계약 등 경제활동에서 ''연고''가 ''경쟁''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답했다.

경쟁이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은 45.6%에 그쳤다.

KDI 관계자는 "지난 98년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경쟁이 더욱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57.1%를 차지했었다"며 "지난 2년 동안 경쟁 풍토와 투명한 거래 관행이 퇴보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자본 유입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9.2%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 조사(50.8%)에 비해 18.4%포인트나 크게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외국자본의 유입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66.9%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해 여전히 높은 신뢰도를 보였지만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3월(80.6%)에 비해서는 부정적 입장이 많아졌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