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틀은 고치지 않고 부분적인 것만 보완한다''

15일 열린 긴급 당정회의의 결론은 ''부분 보완''이다.

출자총액제한제도와 30대기업집단 지정제도를 개선해달라는 재계 요구에 대해 ''큰 걸 기대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내려진 이같은 결론은 16일 정.재계 간담회를 앞두고 긴급히 소집됐고,정부와 여당의 핵심인사들만 모였다는 점에서 사실상 정부의 최종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대 쟁점인 출자규제에 대해서는 핵심 내용인 출자총액 한도(순자산의 25%)나 초과출자분 해소시한(내년 3월말)을 바꿀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해찬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모두 회의가 끝난 뒤 "재계의 문어발식 확장 관행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쏟아내 이런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재계측 요구를 수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대목은 크게 두가지.우선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예외규정 확대다.

현행 출자총액제한제도에서는 핵심사업부문으로의 집중이나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한도가 초과되는 경우 등 7가지 예외 적용 사례를 두고 있다.

이 예외규정을 보다 확대하겠다는 게 당정의 방침이다.

또 하나는 30대 기업집단제도와 관련된 것.30대 기업집단지정제도는 세제나 금융 등 여타 부문 규제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이 제도를 바탕으로 한 규제가 30건이 넘는다.

진 부총리는 "그런 "연관규제" 중 존치필요성이 적은 것이 있다면 없애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당정협의 직후 이 의장이 밝힌 주요 협의내용.

<>출자총액제한=재계가 정부와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당정의 판단이다.

따라서 16일 열리는 정재계 간담회에서 출자총액한도에 손을 대지 않는다는 방침을 전달할 것이다.

내년 3월말까지 해소해야 하는 한도초과분 규모는 상장기업의 경우 4조원대에 불과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본다.

다만 올들어 크게 위축된 투자와 수출에 활로를 터줘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어 예외적용 확대는 검토할 수 있다.

수출 및 투자 활성화 대책은 <>현지법인별로 관리하는 국내본사의 지급보증 한도를 기업별로 전환하고 <>은행의 DA(외상수출)한도 확대를 유도하는 한편 <>신용보증과 수출보험공사의 보증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검토될 수 있다.

<>부채비율 2백% 제한=이미 자본회임기간이 늦은 일부 업종(종합상사,건설,조선,항공.해운등 4개업종)에 대해서는 탄력적 부채비율을 적용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부채비율 규제는 현행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부채비율 상한을 업종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2백%를 적용하는데는 부작용이 따를수 있다.

전경련의 건의에 따라 예외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의견을 모았다.

<>30대 기업집단 지정=재계는 상호출자 및 지급보증 해소,출자제한 등이 적용되는 대상이 너무 광범위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4대 혹은 10대 기업집단 지정제로 축소시켜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 문제도 30대 기업중 출자제한 등을 통해 건전성을 높인 기업이 있고 그렇지 못한 기업이 있다.

기본적인 흐름은 건전성을 높이는 쪽으로 가야하므로 현재로선 이 제도를 손질할 이유가 없다.

김병일.김인식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