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무디스와 스탠다드 앤드 투어스(S&P), 유럽의 피치등 세계 3대 신용기관들이 평가하는 신용등급은 크게 국가신용등급과 순수 경제활동의 주체인 기업의 신용등급으로 구분된다.

우리의 경우 국가신용등급은 정부가 발행하는 장기외화표시 채권에 대한 신용등급을 의미한다.

과거의 예를 볼 때 국가신용등급과 기업신용등급은 보통 두단계 정도 차이가 난다.

기업이 투자적격등급을 받으려면 국가등급이 적어도 투자적격보다 2단계 높은 등급에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은 무디스와 S&P사를 기준으로 할 때 투자적격에서 한 단계만 올라간 상태다.

따라서 기업들이 신용등급이 투자적격단계로 상향 조정되기 위해서는 국가신용등급이 한단계 더 상향조정돼야 한다.

신용평가기관들은 투자적격단계에 올라선 나라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경우엔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 전반의 수익성과 경쟁력이 개선됐는가 여부를 특히 중요시한다.

그런 점에서 오는 20일 방한하는 무디스사는 구조조정 성과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디스와 S&P는 지난 99년말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조정한 이래 지금까지 1년6개월이 넘게 추가 조을 하지않고 있다.

대다수 간판급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아직까지 투자적격 단계로 올라서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재무위험이나 영업위험이 눈에 띄게 낮아진 기업에 대해서는 국가신용등급에 관계없이 등급을 조정해주는 경우가 있긴하나 극히 드물다.

국가신용등급이 높아지지 않으면 기업들도 등급조정을 받지못해 외자조달과 같은 기업활동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사례는 우리와 같은 외환위기를 겪은 국가의 기업에서 흔히 발견된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