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를 열렬히 지지하는 갑부들과 폐지를 주장하는 경제학자들.

미국에서는 요즘 ''이상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된 것은 부시 행정부가 들어선 올초.

정부가 감세안의 일환으로 상속세 폐지를 추진하자 갑부들이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세계 금융계의 큰 손인 워런 버핏,조지 소로스,세계 최고 갑부인 빌 게이츠의 아버지 게이츠 시니어 등이 선봉에 섰다.

"부의 세습은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공정한 경쟁''을 말살시켜 결국에는 국가발전에 해를 끼친다"는 게 이들의 반대 이유다.

빌 게이츠 재단의 회장이기도 한 게이츠 시니어는 "풍요로운 삶이란 노력의 결과여야지 태생적 운명이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반면 경제정의를 부르짖어야 할 것 같은 학계는 오히려 부시 행정부 및 공화당 편에 섰다.

필두에 선 학자는 존경받는 노벨 경제학자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

그는 최근 2백78명의 경제학자 서명이 담긴 공개서한을 통해 "죽음에 대해 과세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상속세 폐지 주장을 폈다.

그러나 이 싸움에서 갑부들의 패색은 짙어가고 있다.

지난 5일 상속세 폐지안이 하원을 통과한데 이어 이번주중 상원에서도 상속세 폐지안을 제출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상속세 폐지 가능성은 높아졌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