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겪으며 외국자본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줄어들었고 경제 기초질서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경제환경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선진경제의식의 함양과 국민경제의식 제고를 위한 순수 민간단체(NGO)형태의 전담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15일 ''IMF 경제위기와 국민경제의식 변화에 관한 연구''를 통해 IMF체제이후 많은 경제제도 도입과 개혁 노력에도 불구,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는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으며 지속성장을 통해 선진경제로 가기 위해 선진 경제의식의 함양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거품, 과시소비 등의 비합리적인 소비형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4.3%가 우리 사회의 총체적 거품이 빠지지 않았다고 답해 2년전 동일항목 조사 시 46%에 비해 크게 늘어 우리 사회의 거품적 요소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인식됐다.

외국자본 등의 개방의식과 관련, 응답자의 69.2%가 외국자본유입에 대해 개방적으로 변했다고 답해 2년전 50.8%에 비해 늘어났다. 그러나 우리 경제에 대한 외국자본의 도움 여부에 대해 외환위기 직후에는 80.6%가 긍정적이었으나 99년말에는 66.9%로 줄었다.

KDI는 이에 따라 외자유입의 득실을 재점검, 외자유입 효과 극대화를 위해 경제주체 의식과 경제관행의 선진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경제활동의 기초질서도 별차이가 없거나 불공정해졌다는 답변이 많았으며 기업 경영진이 부실경영에 대해 책임지려는 의식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KDI는 시장경제원리 정착을 위해 정부의 일관성과 원칙있는 정책운용과 부실 기업의 상시적 퇴출 시스템의 정착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기했다.

노동시장은 평생직장에서 평생고용으로 인식이 전환되고 있으나 응답자 중 60%가 평생고용의 고용관행을 바람직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이율배반적 인식이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이번 조사에서 현재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공직자들의 경제의식 개혁이 가장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DI는 "공직자들이 보다 더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한다는 국민의 희망이 내포된 것"이라며 "공기업 종사자들의 경우 더 혹독한 자기반성과 함께 모범을 보이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인들에 대해서도 변화되는 경제환경 변화를 직시하고 과거의 도전적 경영마인드를 살려 기업혁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KDI는 강조했다.

아울러 KDI는 건전하고 합리적인 경제의식 함양을 위해 경제제도의 개선노력, 경제의식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시급하며 이의 실천적 노력의 일환으로 순수 민간단체로 운영하되 기금은 기업 등에서 다양하게 모을 수 있는 전담 기구 설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 기업들은 미 경제교육협의회(NCEE)와 같은 기구에 재정을 지원, 경제교육을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는 것이 참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월 10일부터 15일까지 국민 1,003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한 것으로 우리 국민의 경제의식 문제와 수준을 살피고 국민경제의식의 변화를 분석, 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한 올바른 국민경제의식 함양방안을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