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랑스 통상부는 중소기업 지원 해외 연수원제를 출범시켰다.

이번 제도는 올해 초 군복무제가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바뀜에 따라 과거 국영기업체 해외 법인에서 근무하던 엘리트 군복무제를 개선한 것으로 해외 직원 파견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인력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의 실제 궁극적 목표는 중소기업지원정책 수준을 넘어 해외 연수를 통한 지역전문가를 배출하자는 프랑스 정부의 세계화 시대 장기 국가발전 전략이다.

이번 중소기업 지원 해외연수제 창설에 따라 그동안 재정적 부담으로 현지 시장조사 인력 채용을 할 수 없는 중소기업은 통상부에 인력지원 신청을 하면 해외 연수 희망자를 소개받을 수 있다.

기업이 부담해야 할 체재비는 국내 대졸자 초임 수준.

하지만 프랑스에 비해 물가가 싼 후진국의 경우 파견국 생활수준에 준하는 적정 임금만 지불하면 된다.

따라서 앞으로 해외시장 진출 희망 중소기업은 적은 비용으로 해외 파견 직원을 둘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이 제도는 학생들의 해외 기업현장 실습이란 측면에서도 매우 효과적인 제도란 평이다.

18~26세 기술고등학교 졸업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중소기업지원 해외 연수제는 신청자의 근무 희망국과 기간을 존중한다.

연수기간은 과거 일률적인 16개월 근무에서 6~24개월로 바뀌었다.

일부 통상전문 학교에서는 중소기업 해외시장 개척 연수를 학점으로 인정해 줄 방침이다.

외국어 대학과 지역학 전문 학교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해외 실무 연수가 경력으로 인정됨에 따라 학생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이 제도를 환영하는 측은 역시 중소기업이다.

특히 해외시장 진출 계획을 갖고 있으면서도 파견 직원 가족 체재비와 해외근무 보너스를 지불할 여력이 없어 망설여온 소규모 업체들이 반기고 있다.

중소기업 해외 연수제를 통해 국내 대졸 초임 월급으로 해외 파견 직원을 채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달레는 최근 통상부에 해외시장 개척 연수생을 3명이나 요청했다.

연간 1억6천만프랑의 매출액을 올리는 이 기업은 해외시장 비중이 총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그간 재정적 부담으로 직원 파견을 망설여왔다.

그렇다고 이번 중소기업 지원제도로 업체들이 우수 젊은 인력을 아무 곳에나 맘대로 파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력 지원 희망업체는 신청서 제출시 파견 예정국에 사무실을 비롯해 연수생을 이끌어 줄 경험자가 있다는 사실 증명을 해야 한다.

물론 이 또한 중소기업으로선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큰 문제가 없다.

현지 진출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에 연수 인프라를 제공한다.

회사는 달라도 해외시장 개척이란 공통분모를 가진 같은 나라 기업이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 케이스가 프랑스 최대 정유회사 토탈피나-엘프다.

전세계 각국에 지사와 현지 연락 사무소를 갖고 있는 토탈피나-엘프는 이미 중소기업 파견 해외 연수생들에게 자사 사무실을 개방했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