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사 김윤(48) 부회장의 이색전략 회의가 화제다.

지난 97년 대표이사를 맡자마자 CEO(최고경영자)와 젊은 직원들간 대화의 장인 "C&C(Change & Challenger:변화와 도전) 미팅" 제도를 도입해 눈길을 끌었던 김 부회장이 이번에는 경영전략회의의 틀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것.

6월 결산법인인 삼양사는 요즘 차기 사업연도 경영전략을 짜느라 한창 바쁘다.

그런데도 일선부서의 과장이 부장에게 계획을 올리고 부장들은 담당 임원에게 보고하고 임원들이 CEO(최고경영자)에게 결재를 받는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CEO가 직접 나서 일선팀장 및 재경실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토론을 하기 때문이다.

삼양사 김상홍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 부회장은 올해초 "다음 회계연도의 사업계획을 짤 때는 일방적인 보고 대신에 분야별로 담당자들이 한꺼번에 모여 토론을 벌이면서 확정지을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전략회의의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게 됐다.

기존의 "경영전략회의"란 이름부터 "목표 검토회의"로 바뀌었다.

CEO와 각 부문장들이 책상 하나를 사이에 놓고 직접 만나 사업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재경실 담당자가 배석해 투자예산의 타당성이나 적정성을 그 자리에서 검토하게 된다.

삼양사의 올해 경영방침은 "경영구조 혁신을 통한 가치경영 실현"이다.

이를 실현키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는 <>현금수익 제고 <>지식기반 구축 <>조직문화 혁신 등 세가지가 제시돼 있다.

일선 부서에선 이 목표에 맞춰 각자의 실행전략을 마련해 회의에 올리면 된다.

분야별 1차 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그대로 경영전략으로 확정되지만 문제가 있으면 해결될 때까지 검토회의를 계속한다.

절차가 간단치 않아 기존의 일방적 보고 방식보다 다소 고생스럽긴 하지만 보다 실질적인 경영목표를 수립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CEO는 실무 사정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고 각 팀장들도 경영층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설정된 목표치가 서로 다르고 목표달성에 대한 평가와 보상기준이 달라 혼선을 빚었지만 이제는 이같은 문제가 해소돼 공정한 평가를 내릴 수 있게 됐다.

삼양사는 지난 2일 경영지원실부터 시작해 결산기가 끝나는 오는 6월말까지 각 부서별로 점검회의를 갖고 전체적인 경영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C&C(Change & Challenger) 미팅"은 5년째 계속되고 있다.

대리와 과장급의 12~13명을 팀원으로 하는 이 미팅은 임기 1년의 비상설조직으로 운영된다.

팀원들은 CEO에게 사내 각종 제도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는 역할을 갖는다.

회사측에선 팀원들의 임기가 끝나면 1주일 정도의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인사고과에서도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삼양사는 오는 7월부터 일하게 될 차기 팀원들을 이달중 선발할 예정이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