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한국 정부 및 채권단 간의 대우자동차 매각을 위한 공식 협상이 이번주 시작된다.

대우차 관계자는 13일 "GM의 아시아태평양 신규사업 담당 이사인 앨런 패리튼 등이 17일 한국을 방문해 금감위 및 채권단 관계자들과 만나 인수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M측은 23일께 공식 제출할 예정인 인수제안서 내용을 한국측에 미리 설명하고 최대 쟁점 사안인 대우차 부평공장 처리 문제에 대해 집중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따라서 GM의 부평공장 인수 여부는 이번주에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GM이 부평공장을 인수할 경우 그 대가로 정부에 인수대금 인하 및 각종 지원책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협상은 각종 현안을 묶어서 한꺼번에 처리하는 패키지 딜의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과 대우차측은 GM이 부평공장 인수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 협상 과정에서 한 번도 부평공장을 인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없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태도에 따라 부평공장도 함께 인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차측은 GM이 미리 대표를 파견, 한국 정부에 제안서 내용을 설명하는 것은 제안서 내용 가운데 채권단 등이 전혀 예상치 못한 사항이 있을 경우 이를 협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과 GM은 이미 실무차원에서 상당한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져 이번 대표단 파견은 최종적인 인수제안서 제출에 앞서 부평공장 처리와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는 데 필요한 세제 지원 등의 현안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GM의 제안서 제출이 이처럼 지연된 이유에 대해 대우차 관계자는 "GM이 대우차를 인수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GM의 세계전략에서 대우차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GM이 어떤 결론을 내리든지에 관계없이 제휴를 맺고 있는 이탈리아 피아트와 경쟁관계에 있는 폴란드FSO 등 동유럽 법인 인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