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인터넷브랜드로 사이버세상을 호령하던 ''야후''의 위상이 1년여사이에 ''몰락하는 닷컴의 대명사''로 추락했다.

한때 1천2백80억달러에 달하던 시가총액은 1백10억달러대로,2백37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1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광고급감으로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피인수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야후가 이처럼 초라해진 원인은 무엇인가.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BW)는 최근호(21일자)에서 야후의 전·현직 임원 20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야후의 몰락과정을 소개했다.

BW는 ''닷컴 최강 진용''으로 꼽히던 야후 경영진의 "오만과 내분 그리고 경영실책이 정상의 인터넷기업을 궤도이탈시켰다"고 지적했다.

◇기존 모델을 고집하다=지난해 1월10일 팀 쿠글 회장겸 최고경영자(CEO),제프 말렛 사장,제리 양 공동창업자 등 야후 경영진들이 긴급히 모였다.

경쟁업체인 아메리카온라인(AOL)이 타임워너를 인수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듣고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AOL처럼 대형 미디어와의 합병을 추진할 것인가,기존 콘텐츠 외주체제를 유지할 것인가.

4시간여의 회의끝에 현체제를 유지키로 결정했다.

당시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잘나가는'' 야후가 모험을 감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는 야후의 첫번째 중대한 실수.AOL타임워너는 현재 시가총액이 2천2백여억달러로 급증한 반면 야후는 지난해 초의 1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e베이를 놓치다=이로부터 3개월 후 야후는 경영진의 불협화음으로 결정적인 실책을 범한다.

야후는 전자상거래 매출 증대방안의 일환으로 지난해 3월 말 세계 최대 경매사이트인 e베이와 인수협상을 시작했다.

쿠글이 e베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말렛은 e베이 CEO인 멕 휘트먼이 야후 이사진에 합류하는 것을 우려했다.

말렛은 야후 공동창업자인 데이비드 필로와 제리 양에게 "e베이의 문화는 야후와 맞지 않는다"고 설득했다.

결국 쿠글이 수적으로 밀리면서 e베이 인수는 무산됐다.

이후 e베이는 지난 1분기에 2천1백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닷컴의 성공작으로 화려하게 부상했다.

◇''시멜''호의 앞날은=결국 쿠글은 물러나고 말렛은 그토록 바라던 CEO가 되지 못했다.

야후는 워너브러더스 출신의 테리 시멜을 CEO로 영입,지난 1일 ''시멜''호로 재출범했다.

시멜이 할 일은 광고수입을 늘리기 위해 미디어의 파워를 증대시키고 수익구조를 다양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시멜이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는 ''고장난'' 경영진을 재조직하는 일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