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를 뜨겁게 달궜던 재계와 정부간 기업규제 논란을 비롯 현대그룹의 주요 계열사와 대우자동차 처리 방안 등이 이번 주중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국내외 경기 회복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 속속 발표될 소비심리 고용 창업 물가 등 국내 주요 경제지표와 미국 통화당국의 추가 금리인하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관심사는 급물살을 타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의 해외 매각.하이닉스는 재정 주간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SSB)의 주관 아래 외자유치를 서두르는 한편 뉴욕에서 뉴브리지 등 세 군데의 미국 금융회사들과 매각 협상을 진행중이다.

매각을 위한 실사가 이미 끝난 상태에서 가격 및 지급조건 협상만 남아있는 만큼 이르면 이번 주중 구체적인 매각 조건이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하이닉스는 이에 앞서 지난주 채권단의 마라톤 협의 끝에 투신사 자금을 신규 지원받게 된 데 이어 이번 주말부터 국내외 로드쇼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안정 궤도에 올라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는 18일 열릴 현대건설의 주주총회도 결과가 주목된다.

현대는 이번 주총에서 채권단이 추천한 심현영 사장을 공식 선임하는 한편 5.99 대 1의 소액주주 감자비율 확정도 시도할 계획이다.

그러나 감자비율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 진통이 예상된다.

채권단은 감자비율이 거부될 경우 시가 출자전환도 불사한다는 방침이어서 소액주주들과 충돌도 우려된다.

감자비율이 확정되면 채권단은 출자전환 기준을 결정하고 유상증자 등 이후 절차를 개시할 계획이어서 정상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우자동차 처리 방향도 이번 주 중요한 고비를 맞는다.

유력한 인수 후보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오는 15일 이사회를 연다.

GM은 이번 이사회에서 대우차 인수와 관련된 사항은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18일엔 인수 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키로 했다.

이들은 부평공장 등을 현장 실사한 뒤 조만간 최종적인 인수제안서를 한국 채권단측에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오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릴 정·재계 간담회도 경제계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장관들과 30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 등이 참석할 이 간담회에서는 최근 논란이 가열돼 온 출자총액한도 등 대기업관련 규제의 개폐 여부가 심도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기업집중 완화''(정부)와 ''기업투자 활성화''(재계) 주장으로 맞서 있는 양측의 팽팽한 입장 차이가 어떻게 조율될지가 관찰 포인트다.

이밖에 이번 주중 발표가 예고된 몇가지 굵직한 경제지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계청에서 16일 4월중 소비자 체감경기를 발표하는 것을 비롯 17일에는 4월중 고용동향을 내놓는다.

한국은행은 4월중 어음부도율,18일에는 가공단계별 물가동향을 발표한다.

이에 앞서 15일에는 미국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려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이들 지표는 최근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국내외 경기의 향후 추이를 보다 확실하게 가늠케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학영 기자 ha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