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의 사업영역 확장이 문어발식이라면 5대이하 중견 대기업그룹들의 계열사 늘리기는 ''낙지발식'' 행태다"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0일 30대그룹 계열기업들에 대한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철폐해야 한다는 재계 요구에 이같이 응수했다.

진 부총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가 열리고 있는 하와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과거 4대 계열외 30대 중견그룹에 대한 출자총액제한 등 규제를 풀었더니 낙지발식 경영으로 계열사를 늘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재계가 정말로 규제완화를 필요로 한다면 구체적으로 리스트를 만들어서 요청해달라"며 "재계는 규제 철폐를 요구하기 전에 주력 사업에 대한 핵심역량 집중으로 국민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부총리는 금융기관 2차 구조조정도 언급,"정부가 갖고 있는 공적자금 투입은행 등 금융회사 지분을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팔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적자금을 수혈받은 금융회사들은 원래 내년 하반기까지 매각하기로 국제통화기금(IMF)과 약속했다"며 "그러나 서울은행은 내달말까지,대한생명은 오는 10월까지 매각을 추진하는 등 그 이전까지 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주택은행은 합병후 10월중 뉴욕증시에 새로 상장될 예정이어서 그 이후 지분 매각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부총리는 이들 은행의 매각 방식에 대해서는 "장내에서 주식을 팔 수도 있고 GDR(해외주식예탁증서)를 발행해도 된다"고 말했다.

호놀룰루(하와이)=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