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후 동북아 생산기지로 적극 활용할 것을 매각조건으로 제시하기로 했다.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한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10일(현지시간) 한국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GM과의 대우차 매각협상이 막바지 단계"라며 이같이 말했다.

GM이 대우차의 부평공장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 인수하겠다는 제안서를 조만간 낼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언급이어서 주목된다.

진 부총리는 "대우차 매각때 가격보다 더 중요한 건 GM이 인수후 중소형차 전문 글로벌 생산기지로 활용한다는 전제조건"이라며 "정부는 수출 고용안정 부품업체 등 종합적인 인수조건을 고려해 GM에 대한 매각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차 인천 부평공장에 대해 그는 "가급적이면 군산공장 등과 함께 판다는 게 정부의 기본방침"이라고 덧붙였다.

ADB총회에 참석중인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도 "대우차가 지난달 6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잉여현금이 2백억원에 달한다"며 "당초 예상보다 실적이 좋아 GM과의 협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재는 "GM이 대우차를 인수하면 새로운 법인을 설립해 자산과 부채를 동시에 사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이때 채권단이 부채를 출자전환해 참여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재는 "그러나 대우차 매각이 실패했을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비상플랜도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GM은 대우차와 채권단에 부평공장은 인수하지 않고 군산공장과 창원공장만 자산인수 방식으로 사겠다는 제안서를 조만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주식시장에 상장된 대우자동차판매도 지분인수가 아니라 자산만 사는 방안을 내는 게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경제]